세로 15㎝ 크기의 경찰서 유치장 배식구로 성인 남성이 탈주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18일 오전 5시께 대구 동부경찰서 유치장에 강도상해 혐의로 수감된 최모(50) 씨가 달아났다. 경찰은 최 씨가 가로 45㎝, 세로 15㎝ 크기의 유치장 배식구를 통해 탈주했다고 밝혔다.

준강도 등 전과 25범인 최 씨는 지난 7월 3일 새벽 3시께 대구 동구 효목동 한 가정집에 들어가 금품을 훔쳐 나오다 들키자 집주인과 격투 끝에 전치 3주의 상처를 입히고 달아났다가 이달 12일 붙잡혀 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돼 있던 상태다.

현재 경찰은 창에 쇠창살이 있었지만 최 씨가 키 165㎝의 마른 체격이어서 가로 79㎝, 세로 13.5㎝의 창살 틈을 통과해 도주한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경찰의 기강해이다. 경찰은 최 씨가 유치장에서 벗어난 지 2시간여가 지난 이날 오전 7시 35분께에야 도주 사실을 확인, 연고지 등에 형사들을 보내 검거에 나섰다.

경찰이 유치장 관리를 맡은 경찰관 등을 상대로 감찰 조사를 벌일 방침이라고 하나, 그러나 그것으로 모든 책임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최근 들어 경찰관들의 감시 소홀을 틈타 달아난 범죄자가 한둘이 아니다. 특히 이번 사건의 경우 범인이 배식구를 통해 탈출한 뒤에 2시간 동안이나 몰랐다는 점에 말문이 막힌다. 최 씨는 강력범이다. 탈주에 성공했으니 또 다시 활개를 치고 다니면서 어떤 범죄를 저지를지 모르는 인물이다.
그런가 하면 경찰관이 신고를 받고도 골목을 잘못 들어서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해 범인을 놓친 일, 뒤늦은 전자발찌 추적으로 살인범을 미리 막을 기회를 놓치는 일 등 행태도 가지가지다.

이쯤 되면 근본적인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 계속되는 경찰들의 기강해이 논란을 접한 시민들의 머릿속에 경찰에 대한 불신이 굳게 자리 잡고 있다. 1회성, 보여주기식 경찰 혁신으로는 똑같은 일이 반복될 것이다. 문제는 성과위주의 업무처리다. 시스템 자체를 바꿔야 한다. 잘못된 부분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정신부터 개혁하는 경찰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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