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지유림 기자] 법원이 생계가 곤란한 부모를 부양하지도 않으면서 입대를 10년간 연기한 30대 남성에게 “입대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청주지법 행정부(최병준 부장판사)는 10일 A(31)씨가 “내가 아니면 가족 생계를 꾸릴 사람이 없는 만큼 입영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충북지방병무청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원고는 월 40만 원을 주고 모텔에 거주하는 반면 원고의 어머니는 친척이나 지인의 집을 전전하며 생활하고 있어 원고가 어머니를 부양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특히 “원고가 대학 재학이나 시험 응시 등을 사유로 입영을 수차례 연기하다가 입영 연기 가능 기간이 얼마 남지 않자, 생계유지 곤란을 사유로 병역감면원을 제출했다는 점에서 고의로 병역 의무를 회피하려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또 “원고의 성장 과정과 입영 연기 행태, 가족관계, 재산내역 등을 조사한 충북지방병무청은 지난해 9월 전원 일치로 원고의 병역 감면 신청을 부결했다”며 “이 처분은 원고나 원고의 가족이 입는 불이익보다 공익 목적이 더 크다”고 덧붙였다.

한편 A씨는 지난 2000년 7월 신체등위 1등급을 받아 현역 입영대상자로 입영통지서를 받았으나 대학 진학, 공무원시험 및 자격시험 응시 등을 이유로 10년간 입영을 연기하다가 지난해 6월 충북병무청에 병역감면 신청을 했으나 거부당하자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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