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순휘 호국문화문학협회 사무총장
우리 군이 9월 7일부터 실시하는 ‘독도 방어훈련’ 중 해병대의 독도 상륙훈련 계획을 돌연 취소했다. 4일 군소식통 등에 따르면 이번 독도 방어훈련에서 해병대 1개 중대가 헬기를 타고 독도에 들어가는 상륙훈련을 실시하지 않기로 방침을 변경했다.

이번 훈련에 참가할 예정이던 해병대 병력은 30명에 불과하지만 독도 영유권 차원에서는 상징적 의미가 적지 않다. 해병대는 해군, 공군과 달리 헬기에서 줄을 타고 내려와 직접 독도 땅을 밟는 유일한 병력이기 때문에 해병대 투입은 일본을 상대로 독도 영유권 수호의지를 과시하는 효과를 갖고 있다. 특히 올해는 기상 여건이 나쁘지 않아 2009년 이후 3년 만에 해병대가 독도에 상륙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예정된 군사작전이었다.

그런데 취소가 되고 대신 해경(海警)이 주도적으로 움직이고, 군은 해경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훈련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져서 실망이 크다. 1년에 두 차례씩 실시하는 독도 방어훈련은 가상 적군에게 독도가 점령당한 상황을 전제로 이뤄지는 합동군사훈련이다.

1966년 시작한 독도 방어훈련의 계획 단계부터 해병대 상륙훈련이 제외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방문, 일왕 사과발언 등으로 경색된 한일관계를 회복시키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있으나 이것은 외교와 국방을 구분하지 못하는 대일(對日) 전략의 한심한 수준을 노출한 것으로 국방부의 무소신(無所信)이라는 오점으로 남게 되었다.

실제 겐바 일본외상은 3일 일본국회답변에서 "다양한 채널을 통해 훈련중지를 요청하고 있다"고 말한 것과 이에 앞서 일본정부는 지난달 31일 고위급 외교채널을 통해 한국의 독도 방어훈련 계획에 대해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결국 통화스와핑협정금 축소 운운하는 일본의 공갈에 외교적으로 저자세(底姿勢)를 취한 것 아닌가하는 의구심에 안타까움을 갖는다.

최근 이 대통령은 후안무치(厚顔無恥)한 일본과 관련해 8월 10일 오후 2시 독도 전격방문한 데 이어, 14일 일왕(日王)에 대해 “(일왕이) 한국을 방문하고 싶으면 독립운동을 하다 돌아가신 분들을 찾아가서 진심으로 사과하면 좋겠다”고 공식사과를 요구하는 발언으로 일본열도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바로 일본의 아킬레스건은 일왕에 대한 집요한 심리전이라는 것을 발견하는 쾌거였다고 본다. 이 대통령의 독도방문은 역대 대통령 중에 처음으로 실시한 통치행위로서 매우 뜻있게 평가될 것이다. 역대 전임자들이 무슨 일로 바빠서 한 분도 독도를 가지 못했는지 유감이지만, 이 대통령이 직접 갔다는 사실에 적지 않게 감동한다. 일본 총리의 항의서한을 문전박대해 반송하는 강한 외교자세를 유지했고, 일본이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를 제안하자 이에 조목조목 반박하는 구술서를 보내 한국의 강경한 입장을 분명히 밝힌 점도 좋았다. 일련의 한일 외교갈등은 바로 총성 없는 한일전쟁(제2 임진왜란)이라고 한다면 국운을 걸고 결코 패해서는 안 되는 것이므로 일전불사의 각오로 반드시 이겨야하는 정부의 자세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4일 결정된 독도방어훈련 해병대 상륙작전 취소결정이 일본의 외교전쟁도발에 대한 한국정부의 허약한 정책의지를 조롱하는 행위에 일부라도 수용한 것이라면 국민적 모욕은 아닐까? 작금의 한반도에 흐르는 정치적 환경변화는 준전시(準戰時)상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의 독도영유권 억지주장과 동해명칭분쟁 및 위안부(성노예 : Forced Sexual Slaves) 사과배상문제 그리고 중국의 동북공정과 역사왜곡 그리고 이어도 영토분쟁시비와 미국의 애플사가 삼성 스마트폰을 대상으로 한 치졸한 특허전쟁으로 경제를 공격해오고, 뿐만 아니라 북한의 내정간섭수준의 대남비방 등 결코 만만치 않은 주변국의 도전이 동시다발적으로 몰려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국민이 정부도 못하는 애국심을 발휘해 상대국에 강한 한국의 정신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가수 김장훈의 독도횡단수영과 축구선수 박종우의 독도세레머니 그리고 배우 송일국과 배용준의 독도사랑 등 연예인들의 당당한 극일정신(克日精神)에 감격을 한다.

그러나 ‘한류 보이콧’ 흐름에 돈벌이타령을 하며 경거망동으로 친일성향의 반애국적 행태를 하는 일부 연예인에 대해선 유감을 표하고자 한다. 과거 김인식 야구감독의 “나라가 있고 야구가 있지, 야구가 있고 나라가 있느냐”는 한마디에 선수들이 정신을 차렸던 얘기 대로 일본을 상대하는 연예사업계는 극일애국심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조언한다. 동서고금의 역사를 통해서 난국을 극복하는 데는 강력한 지도자와 함께하는 국민과 군대가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강한 국가지도자가 필요하고, 강한 국민정신과 강한 군대가 요구되는 지금 우리가 바로 그러한 시대 속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살아야 한다. 비록 ‘볼라벤’이라는 태풍이 불어왔어도 대비한 결과 잘 넘겼던 것처럼 국난의 태풍도 대비한 민족에게는 전화위복(轉禍爲福)의 국운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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