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오후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두물머리 유기농 비닐하우스 단지에서 ‘4대강사업 저지 천주교연대’의 930번째이자 마지막 생명평화 미사가 열리고 있다.

‘생태학습장’ 중재안 수용… 마지막 생명평화 미사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천주교가 4대강 사업 추진과 유기농지 보존을 놓고 3년간 갈등을 겪은 경기도 양평군 두물머리 강변에서 마지막 생명평화 미사를 드렸다.

4대강사업저지천주교연대는 3일 오후 양평군 양서면 두물머리에서 사제와 신도, 농민 등 3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930번째 생명평화 미사를 진행했다.

생명평화 미사는 4대강 사업을 반대하고 유기농지 보존을 위해 2010년 2월 17일부터 매일 같은 시간에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 강변에서 이어졌다. 전국 집중 미사 때에는 1000여 명이 몰리기도 했지만 적을 때에는 3~4명이 나온 적도 있다.

마지막 미사를 집전한 전 수원교구장 최덕기 주교는 “(정부와 생태학습장을 만드는 중재안에 합의했다. 그러나)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서 “생태공원을 어떻게 조성할지, 농민들은 어떻게 살아갈지 아직 모른다”며 관심을 당부했다.

농지보존 친환경농업 사수 팔당공동대책위원회 유영훈 위원장은 “두물머리의 더 큰 생태적 가치를 생각해 고민 끝에 생태학습장 조성에 합의했다”며 “민관 협의기구를 통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생태학습장을 만든다는 정부의 약속이 지켜질 수 있도록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국토해양부와 천주교 측이 지난달 14일 생태학습장 조성에 합의하고 두물머리 미이주 농민 4명이 합의안을 수용하면서 3년에 걸친 두물머리 4대강 사업과 유기농지 보존 문제를 둘러싼 갈등은 타결됐다.

현재 농민들은 농성장에 설치된 비닐하우스 시설물을 자진 철거 중이다. 시공사는 유지관리용 도로 개설을 위한 성토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미사 터에 세운 ‘두물머리 십자나무’는 이날 인근 서종면 문호리 꼰벤뚜알 수도원으로 옮겨졌다.

국토부는 철거가 마무리되면 두물머리 미사 터에 스토리텔링 공간을 만들고 주변에 산책로를 조성할 예정이다. 한편 생태학습장 조성계획을 마련할 민관 협의기구는 국토해양부, 경기도, 양평군, 천주교, 농민 측 추천인사 8명으로 구성하며 경기도가 주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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