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번호이동자 113만 233건…전월比 8.5% ↑
SKT ‘뺏기고’ KT‧LGU+ ‘빼앗고’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과열된 국내 이동통신사업자들의 가입자 뺏기 전쟁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8월 번호이동전쟁은 더 치열해 지면서 올해 최대치를 기록한 7월의 기록을 넘어섰다. 이에 급기야 방송통신위원회가 이통3사에 구두 경고 조치를 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3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가 발표한 이동전화 번호이동자 현황에 따르면 8월 번호이동(자사 번호이동 미포함) 건수는 113만 223건에 달했다. 이는 7월(104만 1078건)보다 8.5% 증가한 수치며, 2004년부터 집계된 월별 번호이동자 건수 중 역대 6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이같이 번호이동이 증가한 데 대해 통신업계는 이통사들이 경쟁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하며 LTE 가입자 유치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9월 새로운 신규 LTE폰들이 쏟아지기 전 각사가 보유한 재고 물량을 소진하면서 동시에 LTE 가입자를 늘리겠다는 공산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7월 말부터 잠시 주춤했던 번호이동건수는 8월 15에서 31일 사이 급증했고, 이 기간에 8월 전체 번호이동건수의 81%에 달하는 91만 4000건의 번호이동이 일어났다.

이런 치열한 전쟁 결과 LG유플러스와 KT는 번호이동을 통해 가입자가 순증했다. 반면 SKT는 전체 번호이동 건수는 가장 많았지만 SKT에서 SKT로 번호이동을 한 ‘자사 번호이동자’를 제외하면 오히려 타통신사로 빠져나간 숫자가 더 많아 순증에 실패했다.

SKT로 유입된 번호이동자는 46만 1285명, 빠져나간 사용자는 51만 3320명(자사 이동 제외)으로 합산하면 오히려 5만 2035명이 줄어든 셈이 됐다.

하지만 KT와 LG유플러스는 타사로 빠져나간 사람보다 유입된 가입자가 더 많아 각각 9910명, 3만 4233명의 순증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통신사가 연초 발표한 LTE 가입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본격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KT는 목표의 50%, SKT와 LG유플러스는 70% 수준의 달성률을 보이고 있어 연내 목표를 채우기 위해 경쟁이 다시 뜨거워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과열되는 통신시장의 안정화를 위해 방통위는 각 사업자에 자정노력을 주문했으며, 과열경쟁이 지속될 경우 시장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한편 지난달 28일 이통3사와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는 건전한 이동전화 판매 시장을 조성하겠다며 ‘이동전화시장 클린마켓 환경조성’ 협력을 체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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