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6일(현지시간) 이란에서 열리는 비동맹운동(NAM) 정상회의에서 북한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만나 한반도 평화 문제를 포함한 현안에 대해 얘기하겠다고 말했다(자료사진). (사진출처: 연합뉴스)

潘총장 "이란, `평화적 핵 개발' 신뢰 구축해야"
이집트 무르시 "아사드 정권은 `압제 정권'"
시리아 대표단 퇴장‥潘총장-北김영남 접촉 주목

(두바이=연합뉴스) 이란 핵개발을 겨냥한 서방 등 국제사회의 압박이 강화하는 가운데 비동맹운동(NAM) 정상회의가 30일 테헤란에서 개막했다.

31일까지 이틀간 진행되는 이번 회의에는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을 비롯한 30여개국 정상과 80여개국의 각료급 이상 고위 인사들이 참석했다.

이집트 국가원수로서는 30여년 만에 처음으로 이날 테헤란에 도착한 무르시 대통령은 전 의장국 수반의 자격으로 비동맹운동 정상회의의 개회를 선언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누누이 말했듯이 이란은 핵무기를 만들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평화적인 핵 개발 권리 역시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연설에서 이란은 핵 활동이 오로지 평화적 목적이라는 국제사회의 신뢰를 쌓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의 의무 이행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완전한 협조를 통해 이 같은 신뢰를 쌓을 수 있다며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독일(P5+1)과 핵 협상에도 건설적으로 임해 외교적 해법을 찾아달라고 당부했다.

반 총장은 또 이란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으면서도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홀로코스트)를 부정하고 이스라엘의 존재를 위협하는 국가가 있다며 간접적으로 비난했다.

이란은 무르시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양국 관계의 정상화를 기대하고 있지만, 이집트는 테헤란 방문이 비동맹회의 참석을 위한 것일 뿐이라며 선을 그었다.

무르시는 실제 이날 연설에서 이란이 지지하는 바샤르 알 아사드의 시리아 정권을 `압제 정권'으로 규정, 시리아 대표단이 연설 도중 회의장을 떠나기도 했다.

그러나 이집트는 시리아 사태 해결을 위해 이란을 포함한 중동 역내 강국의 4자 회담을 제안하는 등 중립 외교를 표방했다.

미국, 이스라엘의 반대를 무릅쓰고 이번 회의에 참석한 반 총장은 전날 하메네이와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 등 이란 최고 지도부와 연쇄 회동했다.

이 자리에서도 반 총장은 핵무기 개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종식하고 시리아 사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반 사무총장은 이란 내 인권 상황에도 우려를 표명하며 인권 개선을 위해 이란이 국제기구와 협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유엔 측은 밝혔다.

하메네이는 이에 대해 유엔이 미국에 종속돼 있으며 국제원자력기구가 이란의 핵개발 진전을 막고 있음을 지적했다.

또 반 총장에게 시리아 문제 해결책은 시리아 반군에게로 가는 무기수송을 막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하메네이의 웹사이트가 전했다.

그러나 미국과 시리아 반정부 세력은 이란이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의 시리아 정권에 무기와 군대를 지원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비동맹운동 정상들은 이번 회의에서 시리아의 즉각적인 휴전과 대화를 통한 사태 해결을 촉구하고 외세 개입에 반대한다는 내용을 담은 성명을 채택할 예정이다.

성명에는 또 일부 회원국을 겨냥한 강대국의 일방적인 제재 비난, 평화적 핵개발 권리 보장·유엔 총회 권한 강화·중동 등 전 세계의 비핵화·팔레스타인 국가 승인 등의 요구도 담길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이번 비동맹회의를 계기로 자국 핵개발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원자력기구는 최근 이란의 핵무기 개발 의혹을 감시할 특별전담팀(TF)을 조직한 사실을 공개하고 회의 기간 이란의 핵 활동 진전 사항을 담은 보고서를 공개할 것으로 알려지는 등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한편 이번 회의에서 반기문 총장과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만나 어떤 이야기를 주고받을지도 주목된다.

반 총장은 지난 26일 미국 현지 인터뷰에서 김영남 위원장과 공식회동 가능성은 부인하면서도 "김 위원장을 자연스럽게 만나 한반도 평화와 남북한 교류 등에 대해 얘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