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새겨 읽는 맛-申 世 薰

구도자의 길은 따로 없다. ‘쌓인 눈 속을 걸어간 사람’에게도 구도의 길은 널려있다. ‘古生代의 雪原에/ 최초의 발자국을 찍으며/ 쌓인 눈 속을 걸어간 사람’에게도 구도자의 길은 열려 있다. 이 세상 하늘아래 길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도 길은 열려 있는 것이다. 아득히 먼 곳을 걸어가야 할 사람에게도 길은 펼쳐져 있고, 자나깨나 그리움에 젖어 치솟는 사랑의 열병에 들뜬 사람에게도 구도의 길은 열려 있는 것이다. 가는 자에게도, 서있는 자에게도, 뒤돌아서서 먼 곳을 바라보고만 있는 자에게도, 구도의 길은 이미 존재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도’를 얻는다는 생각이 바로 그 ‘도’일지도 모른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