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주식 시인

종교가 우리 사회에 미친 영향은 크다. 문학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우리의 전통종교라 할 토속신앙을 비롯하여 불교, 기독교, 천주교 등 여러 종교의 종교적 상상력은 문학의 중요한 소재다.

특히 문학의 비유나 상징은 종교를 긍정적이면서도 따뜻하고 아름답게 분석하고 해석할 수 있어서 누구나 종교문학을 통해 종교를 쉽고 친숙하게 받아들이도록 하고 있다. 성경과 불경의 한글 번역은 문자 언어로 기록되어 전승되는 서사문학이다.

한 가지 예를 들자면 내가 살아온 인생을 다 말하면 소설 몇 권은 될 것이라는 서사적 인식에 영향을 미쳤으며, 기독교의 찬송가나 불교의 법구경 등의 한글 번역은 인간의 정서와 감정을 통해 내면의 자아를 성찰하는 서정문학의 발전에 큰 역할을 하였다.

종교문학이란 기독교문학은 기독교 사상을, 불교문학은 불교 사상을 근본 바탕으로 사랑과 자비 정신을 담아 창작한 작품이다. 그러므로 종교문학은 정직한 언어를 전하는 문학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며, 종교와 문학의 공통점은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는, 언제나 자유로워질 수 있고 함께 해방될 수 있는, 처진 어깨에 위로를 주는 위대한 힘이 있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한다. 따라서 종교문학의 대중화 여부는 작품성과 문학성의 올바른 조화에 있다 할 것이다.

문학의 소재는 많고 많지만 가장 주된 소재는 인간이다. 인간의 사고방식, 행위, 정서적 반응, 목표 등 인간과 관련이 있는 모든 것이 대상이 된다. 우리의 문화와 정신세계를 변화시키는 데 많은 역할을 한 종교는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사랑과 자비를 실천하여 인간의 정서 함양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문학은 작품으로서 종교와 접목하였을 때 더욱 공감을 느끼고 쉽게 받아들일 수 있다.

종교학자 미르치아 엘리아데는 “종교학의 목표는 종교를 통해 인간을 이해하는 것”이며 “모든 인간은 종교적 성향이 있는 종교적 인간”이라 설파하였다. 이와 같이 학문을 통해 인간 본연의 세계를 들여다 본 미르치아 엘리아데에게 문학은 인간을 이해하는 중요한 매개체가 된다고 하였다. 비록 문학이 인간의 상상력과 언어로 구성되어 있지만 삶의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는 점에서 반론(反論)에도 불구하고 종교시장의 확장(선교, 포교)을 위한 좋은 경쟁력의 원천이 될 수도 있는 셈이다.

성경이나 불경에 들어있는 다양한 문장은 그 자체가 시가 되고, 수필이 되고 소설이 되어 감동이 있다. 그 안에 들어있는 내용들은 비록 종교적이지만 형식에 있어서는 문학이라 할 수 있다.
신라의 향가나 김만중의 구운몽, 이광수의 사랑, 김은국의 순교자, 이문영의 사람의 아들 등은 종교적 체험이나 종교적 사상을 바탕에 둔 문학작품들이다. 우리도 이와 같이 종교를 통해서 문학을 통해서 자기를 반성하고 겸손을 배우며 옳은 길을 발견하여야 할 것이다.
세상은 아름답다. 꽃이 피고 빛나는 것들이 있어 아름답기도 하지만 삶의 의미와 가치를 되새겨주는 종교가 있어서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