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11년 9월 1일 오전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600m 계주 경기.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표팀의 첫 번째 주자로 나선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가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런던=연합뉴스) '블레이드 러너'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6·남아공)가 '물'을 만났다.

2012 패럴림픽 육상 남자 100m, 200m, 400m(이상 T44), 400m 계주(T42/46)에 출전하는 피스토리우스는 모든 종목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다.

T44는 무릎 아래쪽 다리 하나 이상을 절단했거나 기능에 이상이 있는 선수들이 뛰는 육상 트랙 경기다.

피스토리우스는 2008년 베이징 패럴림픽 100m, 200m, 400m에서 금메달을 휩쓸면서 장애인 체육의 '슈퍼스타'로 떠올랐다.

당시 400m에서는 세계기록(47초49)을 세웠고 200m에서는 2위 짐 밥 브라젤(미국)과 무려 1초 이상을 벌렸다.

패럴림픽에서 적수가 없었던 셈이다.

종아리 아래에 뼈가 없이 태어나 탄소 섬유 재질의 보철을 끼고 달려 '블레이드 러너'라는 별명을 얻은 그는 비장애인과 함께 경쟁할 기회를 노렸다.

쉽지 않았다.

세계 육상 경기를 관장하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그의 보철 다리가 레이스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해 세계선수권대회 등에 출전할 수 없다는 해석을 내린 것이다.

그러다 스포츠중재재판소(CAS)가 피스토리우스의 보철 다리와 경기력과는 큰 상관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고, 마침내 IAAF가 지난해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부터 국제 대회의 문호를 개방하면서 피스토리우스는 꿈을 실현할 기회를 얻었다.

피스토리우스는 국제대회에서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출전에 필요한 기준기록(45초25)을 통과(45초07)하면서 자력으로 출전권까지 따냈다.

비장애인 선수에게 뒤지지 않으려고 13㎏을 감량했다.

절단 장애인으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출전한 피스토리우스는 자신의 주종목인 400m에서 비장애인을 상대로 경쟁해 준결승에 올랐고 1,600m 계주 예선에서는 첫번째 주자로 나서며 조국에 은메달을 안기는 데 힘을 보탰다.

그의 도전은 멈추지 않았다.

2012 런던올림픽 트랙에 도전했다.

국제 대회에서 런던올림픽 400m 기준 기록을 통과하지 못해 비장애인 올림픽 출전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지만 남아프리카공화국 육상연맹이 자국에서의 기록도 기준기록 통과로 인정함에 따라 극적으로 런던 무대를 밟았다.

그는 '지상 최고의 스포츠 축제'인 올림픽 남자 400m에서 준결승에 진출했고 1,600m 결승에서 남아공의 마지막 주자로 트랙을 달렸다.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들었던 뜨거운 함성을 가슴에 담은 피스토리우스가 이제 자신의 무대인 패럴림픽에 도전한다.

피스토리우스는 9월1일 200m 예선을 시작으로 2012 런던 패럴림픽 4관왕에 도전한다.

◇피스토리우스 경기 일정(T44·한국시간 기준)
200m 예선(9월2일 오전4시22분)
200m 결선(9월3일 오전5시14분)
100m 예선(9월6일 오전3시1분)
400m 계주 예선(9월6일 오전6시18분)
100m 결선(9월7일 오전5시16분)
400m 예선(9월8일 오전5시20분)
400m 결선(9월9일 오전5시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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