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김 씨는 함께 근무했던 전 동료 6명을 죽이기로 마음먹고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했던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23일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김 씨는 월 20만 원의 신림동 고시원에서 생활하면서 전 직장 동료들을 살해하겠다는 마음이 생길 때마다 과도를 샀고, 이 과도를 석돌에 갈았다고 진술했다.
김 씨는 2009년 10월 A신용평가사에 입사, 채권추심업무 실적이 좋아 3개월 만에 부팀장으로 승진했다. 그러나 이후 실적이 점차 떨어지면서 상사와 동료로부터 “앞가림도 못한다” “부팀장인데 월급만 많이 받아간다” 등의 비난에 부담을 느껴 결국 지난해 10월 회사를 그만뒀다.
김 씨는 이후 대출 관련 회사에 취업했지만 적응하지 못하고 지난 4월 또 다시 퇴사, 생활고에 시달리면서 4천만 원의 카드빚을 지고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게 됐다. 또 한 통신회사에 취업하려 했지만 신용불량자인 것이 걸림돌이 돼 낙방, 극심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하자 A사의 직원 가운데 자신을 험담한 직장 동료 6명을 살해하기로 결심했다.
김 씨는 경찰에 체포될 당시 현금 200원, 4천 원이 충전된 교통카드가 수중에 있는 전부였으며 생계를 위해 노트북 컴퓨터도 팔아야 할 만큼 궁핍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이들을 살해한 뒤 A사 옥상에 올라가 자살하려고 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김 씨의 부모는 경기도 가평에서 펜션을 운영하고 있지만 아버지와 사이가 좋지 않아 가족들과 4년째 연락을 끊고 지냈다.
한편 김 씨는 22일 오후 7시 16분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렉싱턴호텔 부근 노상에서 전 직장 동료인 김모(31)·조모 씨(31·여) 등 2명을 미리 준비해간 과도로 수차례 찌르고 도주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일면식이 없는 행인 2명을 해친 데 대해 김 씨는 ‘마치 날 잡으러 오는 것 같아 흥분한 나머지 찔렀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김 씨에 대해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