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길씨, 日방위성 사료실서 위안부 파견 기록 확인

(부산=연합뉴스) 일제때 일본군이 야전군에 위안부를 보낸 사실을 기록한 일본 육군의 비밀문서가 발견됐다.

한일문화연구소장인 김문길 부산외대 명예교수는 지난 5월 일본 방위성 사료실에서 1942년 6월13일 일본 육군성이 인도네시아 야전부대에서 요청한 위안부를 보낸다는 내용이 기록된 비밀문서 188호(陸亞密電 188號)를 발견했다고 16일 밝혔다.

김 소장은 "일본정부는 '위안소 운영에 군이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해왔지만 이 문서를 보면 일본의 주장이 거짓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비밀문서에는 일본 육군 대만군참모장이 신청한 보르네오 야전군위안소에 파견할 특종위안부 50명이 대만에 도착했고 20명을 추가로 보낸다는 내용이 기록돼 있다.

김 소장은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 육군 대만군참모장이 동남아시아 야전부대를 지휘했고 특종위안부는 야전부대에 보내는 위안부를 말한다고 설명했다.

일본 육군성 부관이 대만군참모장에게 보낸 이 문서에는 특종위안부 50명이 대만에 도착했지만 인원이 부족하다는 요청에 따라 오카부대(헌병대) 인솔증을 발급받아 위안부 20명을 추가로 파견한다고 적혀 있다.

김 소장은 "비밀문서에 '앞으로 이 종류(위안부)의 보충이 필요할 경우 이와같이 처리하기 바란다'는 내용도 있어 동남아지역에 많은 위안부가 보내졌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일본 정부로부터 위탁조사 의뢰를 받은 일본의 한 민간단체가 1997년 위안부와 관련된 자료를 정리해 발간한 '여성을 위한 아시아평화국민기금 집성'에서 위안부와 관련된 일본 육군성의 비밀문서가 기록돼 있는 것을 지난 4월 확인했다.

그는 이어 일본 방위성 사료실에서 같은 내용의 문서도 열람했다.

김 소장은 "많은 위안부들이 동남아시아 야전부대에 보내졌다는 것을 이 문서를 보면 알 수 있다"며 "일본에서도 이 문서의 존재를 알고 있었지만 공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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