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스토텔레스에게 묻는 진정한 행복

[천지일보=송범석 기자] “제비 한 마리를 발견했다고 봄이 온 것은 아니며, 오늘 하루 따사로운 햇살이 비쳤다고 봄이 온 것도 아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짧은 시간이 한 사람을 지극히 복되고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두 가지 조건이 함께할 때 비로소 사람은 평생에 걸쳐 완전한 행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하나는 ‘완전한 탁월성에 따라 활동’하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외적인 좋음(external goods)’이다. 여기서 외적인 좋음은 적당한 재산이나 좋은 시대에 태어나는 것만이 아니라 어느 정도의 행운이 뒤따르거나 지나친 불행을 당하지 않는 것까지를 포함한다. 전자는 ‘행복에 필수적인 것’이고 후자는 ‘행복의 조력자로서 유용한 것’이다.

그런가하면 그는 “성격적 탁월성은 습관으로 만들어진다”고도 했다.

성격적 탁월성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다시 말하면 행복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제대로 아는 것보다 올바르게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정의로운 사람이 되기를 원한다면 단순히 정의롭게 행동하는 것에서 한 걸음 나아가 이미 정의로운 사람이라면 했을 법한 행동을 반복해서 해야 한다. 또한 절제력이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단순히 절제력 있게 행동하는 데 그치지 말고 절제하는 사람이 취할 법한 행동을 반복해야 한다.
‘만학의 시조’라는 별칭을 받을 만큼 철학, 논리학, 수사학, 범주학, 자연과학 등 방대한 학문영역을 아우르는 왕성한 지적 활동으로 근대적 학문체계의 초석을 다졌던 아리스토텔레스. 그는 플라톤과 소크라테스 등으로 대변되는 관념철학에서 한걸음 나아가 실천철학자로도 유명하다. 그만큼 인간의 삶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은 매우 현실적이며 예리한데, 그의 이러한 면모를 유감없이 만나볼 수 있는 책이 바로 ‘니코마코스 윤
리학’이다.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행복이란 ‘탁월성에 따르는 영혼의 활동’이다. 즉 인간이 자신이 가진 기능을 최대한 발휘하여 탁월성에 도달했을 때 얻어지는 결과물이 바로 행복이며 이러한 탁월성으로 우리를 이끄는 것은 올바른 이성이다. 이처럼 행복의 제1조건인 탁월성에는, 성격적 탁월성과 지적 탁월성이 있다. 탁월성에 도달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지속적인 실천이 중요하다. “아는 것에 의해서가 아니라 아는 것을 실천함으로써 비로소 지혜로운 자가 될 수 있다”고 역설한 부분에서 그 중요성을 파악할 수 있다. 이렇듯 행복이란 주제를 위해 탁월성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결국 현대적 의미에서의 ‘성공’이란 주제에도 맞닿게 된다.

공병호 박사는 <공병호의 고전강독 시리즈>의 세 번째 책으로 아리스토텔레스의 역작 ‘니코마코스 윤리학’을 오늘날의 관점으로 강독하고 그 현대적 의미와 해설을 덧붙인 <공병호의 고전강독 3: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진정한 행복을 묻다>를 펴냈다. 실천철학자로서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적 특징을 반영하듯 2500년이란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고답적인 철학자의 목소리가 아닌 노련한 인생 선배의 조언 같은 생생한 울림을 선사한다.

책은 현대인들에게 행복한 삶, 탁월한 삶, 진정한 성공이 무엇인지 그 길이 무엇인지를 설명한다. 변화와 경쟁 속에 숨가쁘게 살아가다 보면 때로는 돈과 명예, 권력이 인생의 모든 것이라 착각하고 살지만 궁극적으로 이들은 행복에 이르는 수단일 뿐 목적일 수 없다. 난해하고 추상적인 탁상공론이 아닌 자발적 실천과 선택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공병호 지음 / 해냄출판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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