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말기 수급문제 해결이 알뜰폰 활성화 관건
“트렌드한 단말기 확보 못하면 성장 어렵다”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대기업 계열사들의 알뜰폰(MVNO) 사업 진출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최근 SKT가 LTE망 개방까지 선언하면서 MVNO 활성화를 기대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이와 함께 알뜰폰 사업자들의 단말기 수급 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현재 국내 MVNO 사용자는 100만 명도 채 안 되는 82만 명(6월 기준) 수준이다. 반년 사이 가입자가 50만 명 이상 늘었지만, 아직 이동통신 전체 가입자의 1.5%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 굵직한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CJ헬로비전, SK텔링크에 이어 케이블 1위(권역 수 기준) 사업자인 티브로드까지 알뜰폰 사업에 가세하면서 업계는 ‘시장활성화’와 ‘통신시장 거품감소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티브로드는 KCT(한국케이블텔레콤)와 재판매 서비스 계약을 맺고 1일부터 ‘티브로드 모바일’이라는 이름으로 알뜰폰 사업을 시작했다. 티브로드는 우선, 권역 내 기존 고객(314만 가구)을 대상으로 가입자를 늘려나간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약정기간이 끝나 약정할인 등의 혜택이 사라지는 고객과 일반폰(피처폰) 중심의 소량 사용자를 타깃으로 고객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내년 초에는 TV·인터넷·집전화·모바일 서비스를 묶은 결합상품(QPS)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보다 앞서 ‘헬로모바일’이란 브랜드로 알뜰폰 사업을 시작한 CJ헬로비전은 현재 9만 명가량의 가입자를 확보한 상태다. 헬로모바일은 연말까지 가입자 30만 명을 확보를 위해 8월 중 QPS 상품출시, 연내 CJ계열사(Mnet, CGV 등)와 제휴한 특화 요금제도 도입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5월 ‘스노우맨’으로 알뜰폰 서비스를 시작한 온세텔레콤도 연내 10만 명의 가입자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우선 B2B 시장과 외국인·주부·노인·청소년 등을 타깃으로 온라인에서 다양한 이벤트를 통한 마케팅을 적극 진행하고 있다.

SK라는 든든한 후원자를 둔 SK텔링크도 6월부터 ‘세븐 모바일’을 통해 알뜰폰 시장에 뛰어들었다. 더불어 기존 MVNO 브랜드 ‘티플러스’를 운영하던 KCT도 시장확대를 위해 지난달 31일 G마켓과 제휴 요금제를 선보이는 등 시장 키우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에 이동통신사들까지 LTE망 개방의 의사를 전해오면서 알뜰폰 시장 활성화에 더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도 이어지고 있다. SKT는 먼저 지난달 31일 MVNO 사업자에게 LTE망을 개방하겠다고 밝혔으며, KT와 LG유플러스도 시장 활성을 위해 LTE망 제공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MVNO 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이 LTE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에 3G만 제공할 수 있던 MVNO가 LTE서비스까지 하게 된다면 분명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며 “이렇게 된다면 통신 시장에서의 점유율도 높여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천지일보(뉴스천지)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알뜰폰 사업자들의 ‘단말기 수급’에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사실상 CJ헬로모바일 외에 다른 사업자는 자체 단말기 수급이 어려운 상황이다. 그나마 이통사나 제조사들이 현재 제공하는 단말기는 피처폰(일반폰)이거나 구형 스마트폰 수준이다.

통신업계 한 전문가는 “결국 아무리 좋은 LTE망을 제공한다 한들, 트렌드에 민감함 소비자들의 ‘단말기 욕구’를 해결하지 못하면 알뜰폰 시장의 성공은 장담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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