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익 정치평론가

우리나라에서 대통령에 당선되려면 보수층의 지지를 받지 않고는 대통령이 되기 어렵다. 대략 40%의 보수층과 30%의 진보층, 30%의 중도층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중도층의 30%도 엄밀히 보면 역시 보수를 표방하는 중도와 진보를 표방하는 중도가 있고 순수한 중도가 그중에 40% 정도라고 본다. 그래서 대략 200여만 표가 중도의 표심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을 하고 있다.

유권자의 40%가 보수표심이라고 본다면 새누리당은 30%의 중도 표 중에서 50% 이상을 가져오면 승리를 하게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과거 김대중 집권 때를 돌아보면 보수정치인인 김종필과 공동정부에 합의하고 함께 선거를 했다. 보수표의 일부를 가져온 결과이다. 호남의 보수표도 흡수할 수 있었으니 당선될 수 있었다.

노무현 정권은 김대중의 후광과 지원에 더해서 정몽준과의 단일화를 진행하면서 보수층의 표를 공략할 수 있었다. 비록 선거 이틀 전에 정몽준의 지지철회가 있었지만 보수층의 이미지 개선에 상당한 도움을 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민주당의 대선후보들의 행보를 보면 보수층 흡수에 대한 선거 전략이 없다. 유력후보인 문재인이나 김두관의 선거 전략을 보면 친노 세력을 중심으로 진보층의 공략에는 충실하나 보수층에 대한 배려가 없어 보인다. 문재인은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것 말고는 대선후보로서의 새로운 리더십의 제시가 부족하다. 김두관 후보도 좋은 이미지와 경력을 보수층에 투영하여 접합할 수 있는 전략이 없다.

문재인이나 김두관은 5.16의 논쟁을 일으키고 박정희 대통령의 업적에 대한 배려가 없이 박근혜 후보를 잡기 위해서 박정희를 끄집어내어서 네거티브 전략으로 삼으려고 하는 전략만을 구사하고 있으니 보수층을 버리고 가겠다는 생각인 것 같다. 그러나 보수층을 버리고 승리하는 전략이 성공한 사례가 없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나마 손학규 후보의 행보가 보수층에 어필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보이나 충분한 것으로 보지 않는다. 민주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들은 김대중, 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이 10년 집권하는 동안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학습이 부족한 것으로 본다.

보수층에 등을 돌리고도 대선에 승리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대단한 오판으로 본다. 노무현 정권이 임기 중에 보수층과 적을 지게 되어 잃은 것이 얼마나 많았는지를 돌이켜 보면 알 수 있었을 것인데 보수층을 적대시하는 선거 전략을 쓰는 것은 집권이 어렵다는 것이다.

안철수 원장을 끌어들이게 된다면 민주통합당의 전략에 부합하여 정권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으나 역시 쉽지 않은 문제라고 본다. 안철수와의 공동정부를 생각한다면 안철수 원장을 대선후보로 단일화를 제안하면 가능한 문제일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한다는 것은 민주통합당의 와해를 예상해야 할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의 이른바 DJP연합이 성공했고 노무현 대통령의 정몽준과의 선거연대가 한동안 이루어졌기 때문에 정권창출이 가능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안철수 원장과 선거연대는 실패할 가능성이 많다. 안철수 원장은 민주당 대선후보를 지원하기 위해서 출마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대선후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약에 민주통합당의 대선후보가 결정되고 안철수의 지원을 업고 나선다고 하더라도 어려운 선거를 치를 수밖에 없다고 본다. 보수층은 민주통합당의 선거 전략을 이미 꿰뚫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에 승리하기 위해서 통합진보당과도 손을 잡은 민주통합당이 보수층을 공략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민주통합당의 대선후보 가능성이 있는 후보들은 보수층에 적대감을 보이는 행위를 하지 않는 것이 유리할 것이다. 죽은 박정희를 다시 불러내어 욕보이려는 행위는 치졸한 선거 전략일 뿐 아니라 집권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선거전을 힘들게 치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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