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런던올림픽에서 이탈리아에 첫 금메달을 안겨준 석동은 양궁 감독 (연합뉴스)

“한국선수들 더는 두려움 대상 아냐”

[천지일보=김성희 기자] 모두가 예견했던 한국 남자양궁 단체전 올림픽 4연패가 좌절되는 이변이 일어났다. 풍문처럼 떠돌던 세계 양궁실력의 평준화가 증명된 순간이다.

한국은 29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로즈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미국을 상대로 열린 양궁 남자단체전 4강에서 탈락했다. 남자단체전 4연패에 도전하는 한국이 금메달을 따지 못하는 것 자체가 이변이라 했던 양궁계의 예상이 현실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여자 양궁이 개인전 금메달을 놓쳤을 때와 같은 양상을 띠고 있다. 4년 전 여자 개인전 결승전에서 한국의 박성현은 중국의 장쥐안쥐안을 맞아 경기를 펼쳤지만 결국 은메달에 머물고 말았다. 중국 선수는 한국인 지도자가 훈련시킨 선수였다.

이번 런던올림픽 양궁에 출전한 40개국 중 한국에서 진출한 감독이 이끄는 나라는 11개국이 달한다. 더구나 남자단체전은 4강에 출전한 미국, 이탈리아, 멕시코 모두 한국인 지도자가 감독을 맡고 있다.

준결승전에서 한국을 주저앉힌 미국의 감독 역시 1990년 한국 대표팀 수장이었던 이기식 감독이다. 멕시코 이웅 감독, 이탈리아 석동은 감독 역시 오랫동안 각국 대표팀을 이끌며 훈련시켜 왔다.

해외에 진출한 한국인 지도자들은 한국선수들이 받는 독특한 훈련법을 각 나라 문화와 상황에 맞게 적용해 해외 선수들의 기량을 한껏 끌어올렸다.

이로써 양궁에서 독보적인 존재였던 한국과 견줄만한 전력을 만들어 냈다. 선수뿐만 아니라 지도력까지 한국이 최고임을 확인하게 된 것.

이로 인해 세계 선수 사이에 전염병처럼 퍼져있던 ‘공한증(恐韓症)’도 사라져가고 있다. 하지만 기술과 정신력으로 무장했던 한국에는 불리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한국 양궁이 이번 대회에서 남은 종목에서 무너져가는 한국의 위상을 회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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