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태환이 29일 새벽(한국시간) 영국 런던 올림픽파크의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맞수 쑨양(중국)에 이어 2위로 레이스를 마친뒤 라커룸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국민 모두가 런던올림픽 대회 첫날부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만 했다.

국제대회가 열릴 때마다 오심으로 인해 늘 희생양이 됐던 한국선수단이 이번엔 박태환이 제물이 될 뻔 했다. 박태환은 수영 남자 자유형 400m 예선에서 출발 직전 몸을 움직였다는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실격을 당했으나, 다행히 대한수영연맹과 마이클 볼 코치의 즉각적인 적극적 대처로 번복돼 결선에 올라 값진 은메달을 따냈다.

비디오 판독 이의 신청을 할 경우 대체로 수용하는 규정을 종목 별로 이전 대회에 비해 적극 적용한 점도 덕을 봤다. 국제수연연맹(FINA)도 25년 만에 처음으로 실격 판정을 번복하는 파격적인 최종판정을 내렸을 정도로 한국에겐 기적과도 같은 판정이었다. FINA측은 인간적인 실수였다며 오심을 인정했다.

사실 그간 올림픽에서 오심일지라도 내려진 판정에 대해선 거의 번복하는 경우가 없었다. 한국에게 가장 안타까웠던 오심 사건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 양태영이었다.

체조 개인 종합 결선 평행봉에서 양태영은 기술점수를 10점 만점을 받아야 했지만, 감점된 점수를 받아 동메달에 그쳤다. 점수만 제대로 받았더라면 양태영이 금메달의 주인공이었기에 경기가 끝난 뒤 한국은 대회 기간 내내 이의 신청을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회가 끝난 뒤 국제체조연맹(FIG)은 뒤늦게 오심임을 인정하고, 당시 심판 3명에게 중징계를 내렸지만 결과 번복은 없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는 핸드볼 여자대표팀이 오심의 희생양이 됐다. 4강전 노르웨이와 경기에서 종료 버저가 울리고 난 뒤 공이 골라인을 통과했으나, 심판이 골로 인정하면서 한국은 결승이 좌절됐다. 역시 이의를 신청했으나 국제핸드볼연맹(IHF)은 뒤늦게 인정하고 별다른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때는 야구대표팀이 당했다. 미국과 준결승전에서 7회 2-1로 앞서다 한 명의 주자가 두 번이나 아웃 됐는데도 모두 세이프가 선언되면서 한국은 동점을 허용했고, 연장 끝에 패한 바 있다. 미국 기자들조차 인정했을 정도로 명백한 오심이었다. 경기가 끝난 뒤 이의 신청을 했으나,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한국은 3․4위전에서 일본을 이기고 동메달을 획득하는 데 만족해야만 했다.

동계올림픽에서도 오심은 우리를 비껴가진 않았다. 2002년 솔트레이크대회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김동성이 가장 먼저 골인하고도 안톤 오노의 할리우드 액션에 의해 허무하게 실격 당해 금메달을 놓친 바 있다.

또 2010년 밴쿠버대회 때도 쇼트트랙 여자 계주 결승에서 중국보다 우리 선수가 앞서 들어왔으나, 중국의 진로를 방해했다는 납득할 수 없는 판정을 내려 실격을 당했다. 특히 공교롭게도 두 번 모두 제임스 휴이시 주심에 의해 발생한 사건이라 큰 논란이 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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