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연합뉴스) 통영 여자 초등학생 피살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은 26일 현장검증을 토대로 우발적인 범행으로 잠정 결론내렸다.

통영경찰서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1시간40분 동안 범인 김모(44)씨가 한모(10)양을 살해하고 암매장하는 전 과정을 현장검증했다.

경찰은 김씨가 한 양을 성추행하고 살해했다고 진술한 자신의 집 작은방에서 벌어진 상황을 집중 점검했다.

경찰은 김씨의 진술과 CCTV 분석 결과를 토대로 김씨가 지난 16일 오전 8시24분에서 오전 8시38분까지 14분 동안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했다.
이날 김씨가 방에서 한 양을 성추행하고 살해하기까지는 10여분 정도가 걸렸다.

김씨는 자신의 진술대로 한 양을 성추행 하기 위해 검은 절연 테이프를 이용해 등 뒤로 묶은 손을 풀고 옷을 벗겼다. 성추행도 했다.

한 양이 반항하자 집에 있던 노끈으로 목을 졸라 살해했다.
이날 현장검증은 김씨가 한 양을 사건 당일 처음 봤다는 마을 버스정류장에서 시작됐다.

이어 김씨가 한 양이 트럭에 탔다고 주장한 마을 재실(齋室) 인근 공터, 한 양에게서 휴대폰을 빼앗은 뒤 버린 하수구, 한 양을 성추행하고 살해한 집 작은 방, 시신 유기를 위해 삽을 챙긴 창고, 시신을 유기한 인평동 한 야산 순서로 현장검증이 진행됐다.

현장검증에서 김씨는 '차 안에서 손을 묶지 않았다'는 당초 진술과 달리 차 안에서 한 양의 손을 묶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한 양을 조수석 앞 공간에 웅크리게 하고 박스로 덮은 뒤에 빼앗은 휴대전화를 인근 하수구에 버렸다.

현장검증이 실시된 네 곳은 시신 매장 장소를 제외하면 모두 반경 100m 내외의 범위에 있다.

인평동 야산은 한 양의 집에서 10여㎞ 떨어져 있다.

경찰은 이번 현장검증에서 김씨가 범행 당시 운전한 1t 트럭을 사용했다.

숨진 한 양은 작은 인형으로 대신했다.
경찰은 김씨가 범행에 사용한 노끈, 종이박스, 커터칼, 삽이 평소 자신의 차량과 집에 늘 있던 점 등으로 미뤄 갑자기 성욕을 느껴 우발적으로 저지른 범행이라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통영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김씨의 진술 내용과 현장의 상황이 일치했고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했다고 볼 만한 정황이 없었다"며 "우발적인 범행인 것으로 판단되며 추가로 수사할 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오는 27일 김씨를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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