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호군 조호군한의원 원장
나이가 어릴 때에는 생리기능이 활발하고 신진대사가 왕성하므로 잔병치레를 잘 이겨낼 수 있다. 길에서 놀다가 상처가 나곤 해도 흉터 없이 잘 아물곤 한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30대 40대가 지나며는 신체기능이 조금씩 떨어지게 되고 급기야 40대쯤에 이르게 되면 자신의 몸 건강이 무엇보다 우선시되는 초미의 관심사가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면 건강해지려면 어떠어떠해야 한다는 자신만의 견해를 가지게 되고 소위 말해서 ‘건강에 대하여 일가견을 가지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한번은 필자가 등산을 하다가 옆에서 오는 일행이 대화하는 내용을 듣게 되었다. 등산을 할 때에는 크게 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좁은 등산로에서 가까이 있는 경우에는 엿들으려고 하지 않아도 저절로 들리는 경우가 많다.

나의 옆에 있던 등산객은 건강에 대하여 말하기를, “건강하려면 운동이 최고야. 다른 거는 아무 소용없는 것이여. 내가 아는 사람 하나는 돈은 엄청 많이 벌었는데 운동을 안 하더니 일찍 죽더라구. 나는 매주 일요일에 등산하고 하니까 술 담배 해도 여태껏 끄떡없이 잘 살고 있다구.” 이렇게 일장 연설을 하는 것을 듣게 되었는데, 필자는 이 등산객의 의견에 대하여 좀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건강에 직결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식생활, 즉 먹거리, 음식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운동도 중요한 요소임에는 틀림없지만 우리가 먹는 음식과 비교하면 중요성이 좀 뒤처진다고 할 수 있다.

서양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You are what you ate.” 참 단순한 말인데 우리말로 바꾸면 “나의 몸은 그동안 내가 먹은 음식으로 구성된다.” 정도로 표현할 수 있겠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틀림없는 말이다. 인간이 현재와 같은 신진대사 패턴을 유지하는 한 수년을 단위로 하여 우리 몸의 구성요소는 전부 교체되게 된다. 우리의 골격을 이루고 있는 뼈도 10년을 주기로 하여 완전히 새로운 세포조직으로 바뀌게 되는데 이처럼 새로운 세포조직으로 바뀔 때 그 원료가 되는 것이 무엇이겠는가?

바로 우리가 그간 먹었던 음식이외 다른 것은 없는 것이다. 그러면 만약 그동안에 음식섭취를 좀 소홀히 하고 인스턴트식품이나 불량식품을 많이 먹었다면? 그러면 우리 몸은 불량자재를 납품받아서 부실공사를 하여 결과적으로 불량건축물(?)로 바뀌게 된다. 이렇게 되면 우리의 몸은 다른 사람에 비하여 몹시 병에 취약하고, 감기에서부터 만성 퇴행성난치질환까지, 성인병까지 골고루 이 병 저 병 잘 걸리는 그런 허약한 체질로 바뀌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서 설탕섭취를 많이 하면 심장병이나 암, 기타 만성질환 발병확률이 몹시 증가한다는 데이터는 새로운 것도 아니다. 비단 우리의 신체적인 측면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정신건강도 나쁜 음식, 몸에 안 맞는 음식 등을 자꾸 섭취하면 틀림없이 영향을 받게 된다. 신문지상에 보면 술, 담배는 말할 것도 없지만 당분섭취를 많이 하면 뇌신경계에서 단당류 흡수에 지장이 발생하여 기억력 저하나 치매 확률이 증가한다고 하고, 심지어 일부 데이터에서는 오메가식스지방산이나 트랜스지방을 잘못 섭취하면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병 증세도 나타난다는 보고가 있다.

중고등학생들은 학업스트레스로 인하여 만성피로나 우울증 등이 나타나는 경우도 많은데 이때에 식습관만 개선해도 일정부분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아쉽게도 요즘 학생들의 식생활을 살펴보면 이와는 반대이다. 인스턴트식품, 조미료함유식품, 불량식품 등 별로 좋을 것이 없는 식사패턴이 유행하므로 이를 바꾼다면 학생들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이 많이 개선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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