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당기순이익, 작년보다 38% 감소 추산

[천지일보=김일녀 기자] 국내 금융그룹과 은행들이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지속되는 글로벌 경기 침체와 국내 성장률 전망치의 하락세가 이어지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금융그룹들의 2/4분기 실적 전망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KB국민 신한 우리 하나 등 국내 4대 금융지주사의 4~6월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나 떨어진 1조 9000억 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하반기에도 은행들의 실적이 호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출 수요는 크게 감소하는 데 반해 연체율은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국내 은행의 원화 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말보다 0.2%p 상승한 1.09%를 기록했다.

앞으로의 위기 상황을 대비하고 관리하는 차원에서 우리금융그룹은 20일 수익성 증대를 위한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고강도의 긴축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Slim 경영’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지주회사 차원의 대규모 투자계획은 최대한 억제하고 유동성 확보 방안을 선제적으로 검토하며 긴요하지 않은 비용 집행을 억제할 예정이다. 또 일정 금액 이상의 투자계획은 수익 분석을 철저히 하도록 하는 등 그룹 전계열사의 비용절감 운동을 실시할 방침이다.

이팔성 회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금융권 최초로 비상상황실을 가동하는 등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한 바 있다”며 “현재의 위기상황 극복뿐 아니라 금융권의 저성장·저수익 구조 고착에 대비하기 위해 앞으로도 혁신노력을 통한 수익증대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이날 “이미 연초에 올 한해 경기 하락 등을 예상해 전략을 세웠다”며 최근 위기를 대비해 대책을 강구하고 있진 않다고 밝혔다.

다만 서진원 신한은행장은 지난 19일 열린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글로벌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대내외 경영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며 ‘위기 대응과 내실 성장’을 강조한 바 있다.

농협은행도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연체비율 1.0% 이하, 고정 이하 여신비율 1.7% 이하를 달성하자는 ‘뉴 스타트(New Start) 1017운동’을 적극 추진해 대손충당금을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신충식 행장은 지난 18일 ‘상반기 심사분석회의’에서 “유로존 위기 확산 우려와 가계부채 문제 등으로 하반기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순이익 목표 달성을 위해 강도 높은 긴축에 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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