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술 정치컨설팅 그룹 인뱅크코리아 대표
이제 런던올림픽이 채 2주도 남지 않았다. 요즘처럼 지저분한 정치기사보다는 런던 올림픽의 금메달 소식에 대해 국민들은 더 관심있고, 더 열망할 것이며, 그래서 더 기다려진다. 스포츠에는 규칙이 있고, 페어플레이가 있으며 서로가 공정한 가운데 게임이 진행된다. 하지만 공정한 게임이라고 해서 모두가 금메달을 목에 걸 수는 없으며 흘린 땀의 대가만큼 그 결실이 나타나는 게 바로 스포츠요 올림픽이다. 그러나 올림픽에서도 가끔씩 반칙과 비신사적인 행위로 금메달을 따는 선수가 있는데 그는 비록 금메달을 목에 걸 수는 있어도 결코 영광스럽지 못한 금메달이 된다. 많은 관중과 전 세계인이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언론을 장식하고 있는 헤드라인 뉴스는 단연 정두언 의원의 체포동의안 부결 사건이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선 경선 후보는 역풍에 대해 심히 고심하는 흔적이 곳곳에서 보이고 있다. 체포동의안 부결을 주도한 남경필, 김용태 의원에 대한 당내 비난 여론은 물론 해법으로 등장한 새누리당의 대국민사과와 정두언 의원의 탈당 요구가 그러하다.

12일 박근혜 후보 측 관계자에 따르면 “박 후보는 현재 전날 국회에서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부결되고 이에 대한 국민적 공분(公憤)이 새누리당을 향하고 있는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번 사태를 수습하고, 국민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는 근본적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박 후보의 입장을 밝혔다. 그나마 박 후보가 이러한 고민을 하고 있다니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은 들지만, 현 새누리당의 이런 사고방식을 가진 156명(체포동의안 반대론자)의 국회의원들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논해야 한다니 참으로 깜깜하다고 해야 할지 어쩔지 적절한 단어조차 떠오르지 않는다. 그나마 새누리당의 대국민사과와 함께 쇄신안이 마련된다고 하니 기다릴 수밖에 없다.

필자는 정치컨설턴트로서 남경필․김용태 의원이 주장하고 있는 반대 명분에 대해 모르는 바가 아니다. 나름 설득력 있고 틀린 지적도 아님을 안다. 하지만 필자가 두 국회의원 나리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자체에 대해 국민들의 민심이 완전히 등을 돌렸으며, 이것은 법 법 따지는 나리님들 눈에는 안 보일지 몰라도 국민들은 분노를 하고 있단 말이다. 정두언 의원이 국회의원이 아닌 일반인이었다면 그런 특권을 누릴 수 있을까? 저축은행 사태로 인해 피눈물을 흘리는 국민들은 보이지도 않는가? 그들의 눈물과 한을 안다면 이 사건은 특권을 배제한 채 성역없이 수사되어야 한다. 그것이 대통령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이 사건에 대한 민주당 측은 더 가관이다. ‘체포동의안 반대’에 함께 동참해 놓고도 모르쇠로 일관함은 물론 모든 책임을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에게 돌리고 있으니 말이다. 스포츠에도 규칙이 있는 법이고 페어플레이가 있는 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에게 염치가 있는 것인지 없는 것인지 “새누리당이 다수당이니 그 책임도 새누리당 몫이다”라는 식의 권력투쟁은 더 큰 역풍을 몰고 올 수 있다.

새누리당 전원이 표결에 참여했다고 최악의 상황을 몰고 간다 해도 야당에서 19표를 던져야 가능한 일이다. 이 말은 쏙 빼고 무기명 투표임을 내세워 모든 책임이 새누리당 책임이라고 한 것은 신사답지 못하다. 민주당 역시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대국민사과와 함께 국회의원 특권 폐지에 대해 좀더 박차를 가해야 한다.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문재인 후보는 “그동안 새누리당이 국회의원 특권 포기를 외쳤던 것은 빈말 아닌가”라며 비난했고, 김두관 후보 역시 12일 국회 기자회견장을 찾아 “박근혜 후보에게 요구한다”며, “어제 발생했던 사건에 대해 사과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손학규 후보는 라디오 방송에서 “박근혜 전 대표가 이 사태에 대해 최소한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민주당 의원이 정두언 의원과 똑같은 경우를 당했을 경우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에는 아무런 답도 못했으며,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그런 걸 왜 묻느냐”고 했고, 한 재선 의원은 “우리가 다수당이냐”며 책임을 회피했다고 한다.

필자는 묻고 싶다. 정말 민주당도 책임이 없는가? 대통령이 되겠다는 분들이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의 책임론을 주장했다면 민주당은 국민 앞에서 책임질 것 없이 떳떳했던가? 민주당이 정말 책임질 것이 없다고 보는가? 체포동의안 부결이 새누리당의 힘만으로 가능했던 것인가? 박지원 원내대표의 저축은행 조사를 피하기 위한 전략적 이중 플레이는 아니었는가? 입이 있다면 속 시원하게 국민들에게 밝혀주길 바란다.

체포동의안 부결 사태는 새누리당은 물론이겠지만 민주당도 그 책임을 면할 수 없다. 필자가 보기에는 둘다 똑같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나마 지금이라도 반성하고 있는 새누리당의 대국민사과와 정두언 의원의 탈당요구가 국민들에게 더 위안을 줄지도 모른다. 모르쇠로 일관할 뿐만 아니라 적반하장식으로 박 후보에게 책임지라고 네거티브하는 꼴을 보면 말이다. 스포츠의 페어플레이 정신이 그립다. 런던올림픽이 기다려지는 이유도 이 때문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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