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배후 73건 이상… 시아파 순례자·경찰 겨냥

[천지일보=조현지 기자] 지난달 이라크 전역에서 시아파 무슬림을 겨냥한 수십 건의 각종 테러가 이라크 내 알카에다 세력의 소행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11일 알카에다 세력이 성명을 내고 이같이 주장했다.

알카에다 연계 조직인 이라크이슬람국가(ISI)는 10일 웹사이트에 성명을 올리고 지난달 주로 시아파 순례자와 경찰을 겨냥한 최소 73건의 테러 배후에 자신들이 있다고 밝혔다.

ISI는 최소 70명의 시아파 순례자 사상자를 낸 지난달 13일의 연쇄테러도 자신들이 저지른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미군 철수 이후 이라크에서 테러를 비롯한 유혈 폭력사태로 인한 사망자 수는 지난달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라크의 테러 희생자 수를 집계하는 시민단체 ‘이라크 바디 카운트’(IBC)는 지난달 유혈사태로 목숨을 잃은 민간인이 472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반면 이라크 정부는 지난달 유혈사태로 발생한 사망자 수를 민간인 85명, 경찰 26명, 군인 20명 등 모두 131명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AFP와 로이터 등 주요 외신은 지난달 유혈사태로 최소 237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 미군 철수 이후 이라크는 시아파와 수니파 사이의 종파 갈등 등을 배경으로 한 테러로 사상자가 속출하는 등 치안이 여전히 불안한 상태다.

한편 지난 8일 알카에다 관련 극단주의자 웹사이트에서 사격 훈련 영상이 공개돼 충격을 줬다. 아랍인뿐만 아니라 백인도 알카에다 훈련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2012 런던 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영국은 자국 내에 알카에다를 추종하는 이들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우려를 표했다. 영국 정보기관 MI5의 조너선 에반스 국장은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알카에다를 지망하는 영국인들이 중동으로 건너가 테러 교육을 받고 있다”며 “교육을 받고 돌아온 이들이 테러를 저지를 수 있다”고 염려했다.

알카에다는 지난해 5월 오사마 빈라덴이 사살당하면서 세력이 약화됐다. 하지만 최근 ‘아랍의 봄’ 혁명으로 알카에다에 적대적이던 집권층이 축출되며 혼란한 정국을 틈 타 역으로 재기의 기회를 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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