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발에 정장…"여동생 추정" "부인일수도"

(서울=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공개행사에 세련돼 보이는 여성이 잇따라 등장해 눈길을 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8일 저녁 김 1위원장이 이날 새벽 김일성 주석의 18주기를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한 장면을 담은 5분가량의 기록영화를 내보냈는데 김 1위원장의 가까이서 20대로 추정되는 여성이 눈에 띄었다.

해당 여성은 단발머리에 검은색 투피스 정장 차림으로 김 1위원장이 김 주석의 훈장보존실과 김 주석이 생전에 이용한 열차 등을 둘러볼 때 김 1위원장 바로 옆에 서거나 약간 뒤에서 수행했다.

특히 김 1위원장과 이 여성은 김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태양상(영정)' 앞에서 나란히 고개를 숙여 경의를 표했다. 이때 다른 군 고위간부들은 모두 거수경례를 하고 있었다.

이 여성은 전날 중앙TV가 김 1위원장의 모란봉악단의 시범공연 관람 영상을 내보냈을 때도 등장했다.

그는 투피스 정장차림으로 김 1위원장의 바로 오른편 자리에 앉아 공연을 차분히 관람하고 다른 사람들과 일어서서 손뼉을 쳤다.

다른 고위간부들이 양팔을 무릎에 올린 채 다소 굳은 자세를 취한 것과 달리 이 여성은 김 1위원장처럼 왼팔을 편안하게 받침대에 얹어있기도 했다.

이 여성이 김 1위원장의 공연관람과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를 옆에서 잇따라 수행했다는 것은 북한 권력층에서 상당히 높은 지위에 있음을 추정케 한다.

전문가들은 일단 이 여성이 김 1위원장의 친여동생인 김여정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1987년생으로 올해 스물다섯인 김여정은 1990년대 스위스에서 오빠인 김 1위원장과 함께 유학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급사한 뒤 김 1위원장이 상주로서 금수산기념궁전(현 금수산태양궁전)에서 조문객을 맞을 때 뒤에 서 있던 여성이 있었는데 이 여성이 김여정으로 추정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생전에 여동생인 김경희 노동당 비서의 보좌를 받은 것처럼 김 1위원장의 여동생도 권력의 실세로서 활동하는 상황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일각에서는 TV에 나온 여성이 김 1위원장의 부인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 1위원장이 후계자 시절이던 2010년 결혼했고 딸을 얻었다는 얘기가 있다. 지난해 북한에서는 그가 김일성종합대학 출신의 여성과 결혼했다는 소문이 돈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김일성 주석과 김 위원장의 부인들이 보통 북한 내 공개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TV에 찍힌 여성이 김 1위원장의 부인일 개연성은 낮다고 보는 이들이 많다.

한 북한 전문가는 8일 "북한 체제의 특성상 최고 지도자는 부인을 대동하고 대내적 공개행사에 나타나지 않는다"며 "김정은의 오른쪽 여성은 부인이 아니라 여동생 김여정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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