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反)증세’ ‘탈(脫)원전’ 내건 신당 창당 예상

[천지일보=정현경 기자] 일본 집권 민주당의 최대 계파인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그룹 의원 50명이 집단 탈당계를 내면서 민주당 정권이 붕괴 위기에 처했다.

오자와 그룹 50명은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가 소비세(부가가치세) 인상 법안 철회 요구에 응하지 않아 민주당에 몸담을 수 없다며 2일(현지시각) 탈당계를 제출했다.

탈당계를 제출한 50명은 오자와 전 대표를 비롯한 중의원(하원) 의원 38명과 참의원(상원) 의원 12명이다.

이날 오자와 전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노다 총리가 이끄는 민주당은 정권 교체를 이룬 민주당이 아니다”고 비난한 뒤 “신당 창당을 시야에 넣고 정권 교체의 원점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르면 이번 주 안에 반(反)증세와 탈(脫)원전을 내걸고 신당을 창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대로 진행되면 오자와 전 대표는 네 번째 신당을 창당하게 된다.

민주당은 오자와 그룹 의원들이 탈당해도 중의원 251석으로 과반수(239석)를 확보할 수 있지만, 추가 탈당자 13명이 나오면 과반이 무너진다. 참의원에서는 민주당 의석이 104석에서 92석으로 줄어 자민당(86석)과 6석 차이가 난다.

오자와계 신당은 중의원 제3당의 위치를 확보했다. 성향이 비슷한 신당 기즈나 9명, 신당 대지 3명을 합치면 50석에 이른다. 또 추가 탈당자 1명을 합쳐 51석을 확보하면 단독으로 내각불신임 결의안도 제출할 수 있다.

이에 민주당 지도부는 추가 이탈자를 막기 위해 총력 체제에 돌입했다. 또 탈당계를 낸 의원들은 모두 제명하고, 나머지 의원들은 징계 수위를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노다 총리는 “많은 의원이 탈당 의사를 굳힌 데 대해 국민과 당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며 “미래 세대의 생활을 지키기 위해서 증세 법률안을 성립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처음에는 오자와계 의원 52명이 탈당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중의원 의원 2명이 “당에 머물겠다”고 밝혀 50명이 최종 탈당계를 냈다.

한편 자민당과 공명당은 참의원에서 소비세 법안을 처리하는 대로 민주당의 내분을 이용해 조기 중의원 해산과 총선을 관철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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