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생각과 이해관계에 상충(相衝)한다는 이유로 상대를 협박하거나 위협하는 일이 발생한다면 이는 참으로 성숙하지 못한 행동이라 할 것이다.

최근 한 공무원이 협박 전화와 문자메시지에 시달리고 있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7월부터 시행되는 포괄수가제를 담당하고 있는 공무원이 일주일 사이에 ‘자식 잘 챙겨라’ ‘밤길 조심해라’ 등의 협박과 욕설이 담긴 문자 메시지 150여 건과 100여 통의 협박 전화를 받았다며 수사를 요청한 것이다.

담당 공무원이 이토록 협박을 당하고 있는 것은 그가 라디오 방송에서 “(대한의사협회가 포괄수가제에 반대하며) 수술을 거부하는 것은 의사 직무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발언한 뒤부터였다. 이 공무원 외에도 진료 거부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던 의대 교수 등도 협박 전화·문자를 받았다고 한다.

포괄수가제 시행은 질환별로 진료비를 정액 지급하게 함으로써 건강보험 재정의 건전성을 지키기 위한 것으로 의협은 “의료진으로 하여금 환자에게 하향평준화된 진료만을 하도록 강요하는 것”이라며 반발해 오던 차다. 서로의 입장차이로 인한 결과다. 의료계는 사람의 생명과 건강 등을 상대로 하기 때문에 사실 다른 직업군보다 더욱 건전한 사고와 상대를 배려할 수 있는 마음, 봉사와 희생의 정신이 필요한 직업이라 생각한다. 이들 또한 자신의 직업으로 이익을 창출해내야 하겠지만 의사와 간호사로서 이들이 했던 히포크라테스 선서와 나이팅게일 선서의 본질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정부 정책이 모든 사람들에게 딱 들어맞는다면 그보다 좋은 정책은 없을 것이다. 설령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 할지라도 누군가에게는 맘에 들지 않는 정책이 될 수도 있다. 자기 맘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무조건 비난하거나 관련자를 협박하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든 정당화될 수 없다. 건전하고 건강한 비판은 보다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지만 자신의 생각과 기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상대를 협박하거나 피해를 주는 행동을 일삼는다면 이는 외려 누워서 침 뱉는 격이 된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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