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통합진보 사태 고리로 공세
민주-통합진보 “사상검증” 각 세워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정치권의 종북·색깔논쟁이 점입가경이다. 통합진보당 이석기·김재연 의원에 대한 자격 시비 논란이 종북·색깔전쟁으로 확산하면서 논란이 끊이질 않는 것이다. 대선 정국에서 득실(得失)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종북·색깔논쟁은 최대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최근에는 새누리당 한기호 의원이 조선시대 천주교 신자를 가려내듯 종북 의원을 가려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또다시 종북·색깔논쟁에 불을 붙이는 양상이다.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는 “종북주의와 관련해 헌법에서 용인할 수 없는 사람을 국회에 못 들어오게 하는 것이 준법 국회의 기본”이라며 야권에 대한 공세를 강화했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은 현재 새누리당의 공세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공동전선을 펼치고 있다. 민주통합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통합진보당의 비례대표 부정경선이 핵심인데, 본질을 벗어나 색깔론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통합진보당도 새누리당이 전 국민을 상대로 사상 검증을 하려는 것 같다면서 각을 세웠다. 이런 가운데 종북·색깔논쟁이 정치권 불신으로 이어질 공산이 큰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종북·색깔논쟁이 한동안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새누리당의 경우 종북논란에 휩싸인 통합진보당 이석기·김재연 의원 등에 대한 자격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할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야권연대를 끊임없이 압박해 대선 정국을 유리하게 끌어나간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이명박 정권의 임기 말 각종 비리나 게이트 등 국정 주요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 역할을 하는 만큼 6월 중순이나 말까지 통합진보당 문제를 계속 거론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결국 색깔논쟁을 계속 이어가려는 전략과 맞물리고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새누리당이 종북논쟁을 계속 벌일수록 국민의 피로감이 더해지는 등 역풍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통합당은 종북논쟁을 할수록 야권연대에 득이 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단 통합진보당 이석기·김재연 의원의 거취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로선 이·김 의원이 자진사퇴할 가능성이 낮으므로 통합진보당의 출당 조치 수순을 기다리고 있다.

이·김 의원이 출당된 이후 경기동부연합이 중심이 된 구당권파를 청산해야 종북문제가 야권에서 일단락되고 야권연대의 현실성도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민주통합당 전당대회 이후 종북·색깔논쟁이 계속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새누리당의 색깔론을 ‘매카시즘’으로 적극 맞받아쳤던 이해찬 신임 대표 체제가 들어섰기 때문이다.

이병익 정치평론가는 “종북이든 색깔론이든 이쯤에서 그만두는 방향으로 빨리 끝내야 한다”며 “이 같은 이야기를 오래 끌수록 양측에 유리할 게 없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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