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한 경선 관리 책임
‘색깔론’ 강경투쟁 예고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민주통합당 이해찬 신임 대표 체제가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통합진보당의 부정경선 파문으로 야권연대는 위기에 직면해 있고, 색깔논쟁으로 인해 여당과 첨예한 대치전선을 형성하고 있다. 이처럼 혼란한 정국 속에서 이 대표는 12월 대선 승리를 위해 여권과의 치열한 경쟁을 통해 주도권을 잡아야 할 뿐만 아니라 대선 경선을 공정하게 관리해야 하는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

우선 이 대표는 경선 과정에서 끊임없이 따라붙었던 ‘이해찬-박지원 역할분담론’에 대한 비토 정서를 극복하는 게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당초 이해찬 대세론이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던 경선 판도는 김한길 대안론이 등장할 정도로 ‘이-박 역할분담론’이 역풍을 맞았다.

이는 김한길 후보와 단 0.5%의 득표율로 승부가 갈릴 만큼,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됐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이를 고려할 때 이 대표는 ‘반(反)이해찬’ 정서를 드러냈던 비노(비노무현) 세력과의 갈등을 봉합해야 한다. 이와 맞물려 공정한 대선 경선을 관리해야 할 책임도 안고 있다. 이번 경선을 통해 ‘이-박 역할분담론’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진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상임고문의 행보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이 대표가 자칫 특정 대선주자에게 쏠릴 경우, 대선 경선을 공정하게 관리하지 못한다는 역풍을 맞을 공산이 크다. 나아가 장외 최대 변수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의 후보 단일화를 어떻게 이룰지에 대한 과제도 안고 있다.

이 대표는 특히 대여투쟁의 수위를 한껏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새누리당이 색깔론을 앞세워 대선 정국의 최대 이슈로 부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다. 색깔론을 ‘매카시즘’으로 규정한 이 대표는 당 대표 수락 연설에서 여권과의 강경 투쟁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에 맞서 새누리당도 민주통합당이 종북논란과 북한인권법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대표는 위기론에 직면한 야권연대 좌표를 놓고 고심할 수밖에 없다. 현재 통합진보당의 부정경선 파문에 이어 종북주사파 의원 논란으로 인해 야권연대는 위기에 직면했다. 이 대표는 그러나 야권연대는 지속해야 한다는 입장에 흔들림이 없다. 다만, 통합진보당이 국민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쇄신을 이루지 못할 경우 민주통합당은 ‘결단’을 내려야 할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이 대표는 경선 과정에서 정책이 실종됐다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에 정책 분야에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그는 “앞으로 경제민주화와 보편적 복지, 한반도평화라는 세 가지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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