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해묵은 색깔논쟁으로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19대 국회 개원까지 미뤄가면서 정치적 입지만을 확보하려는 색깔싸움으로 국민의 피로감만 더하고 있다. 민생은 없고 정쟁만 난무하는 정치권의 모습에 민심은 싸늘하기만 하다.

이번 색깔논쟁은 통합진보당의 종북주사파 의원 논란에 이어 민주통합당 임수경 의원의 탈북자 비화 발언이 단초가 됐다. 새누리당은 자격심사와 사상검증을 해야 한다는 논리로 야권을 겨냥한 총공세에 나섰다. 색깔론 시비로 종북을 덮지 못한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당내에선 ‘여론은 보지 않고 너무 앞서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새누리당의 총공세에 맞서 민주통합당은 사상검증을 한다는 발상 자체가 매카시즘(극단적 반공주의)이라며 ‘맞불’을 놓은 형국이다.

이처럼 정치권이 색깔논쟁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대선 국면과 무관치 않다. 대선 승리를 위해 정국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는 계산이 깔린 것이다. 하지만 색깔논쟁을 벌이는 정치권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 듯하다. 여야는 19대 국회 문을 열지도 못한 상황에서 상임위 배분을 놓고 힘겨루기만 하고 있다. 저마다 정치적 논리를 들고 있지만, 국민 눈에는 그저 ‘밥그릇’ 싸움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글로벌 경제 위기라는 우려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지만, 이러한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

늘 민생을 외쳐왔던 여야가 정작 민생을 외면하는 모습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게다가 국민통합과 사회안정을 위해 뛰어야 할 정치권이 오히려 ‘색깔’이라는 잣대로 좌와 우를 나누면서 국론분열을 조장하고 있다. 우리 국민은 정치권의 케케묵은 색깔논쟁을 언제까지 지켜봐야 한단 말인가. 민생만 보겠다고 한 약속을 기억한다면, 정치권은 이제 색깔논쟁은 그만 접고 민생을 챙기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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