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솜 기자] 2007년 대선 직전 BBK 기획입국설의 근거가 된 ‘가짜편지’를 홍준표 전 새누리당 대표에게 전달한 사람이 은진수 전 감사위원이라는 진술이 나왔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이중희)는 지난 2일 홍 전 대표를 고발인 겸 피고소인 신분으로 소환해 “은 씨로부터 가짜 편지를 건네받았다”는 진술을 확보, 사실관계 파악에 나선 것으로 5일 알려졌다.

지금껏 홍 전 대표는 편지입수 경위와 관련 “편지가 책상 위에 놓여 있었고, 누가 줬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러나 홍 전 대표는 이번 검찰 조사에서 “당시 편지을 받을 때는 가짜인 줄 전혀 몰랐다”며 “편지 작성에도 개입한 바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은 씨는 지난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 캠프에서 법률지원단장 등을 맡았다. 현재 감사원 감사위원으로 근무시절 부산저축은행 금융브로커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돼 올해 2월말 2심에서 징역 1년 6개월과 추징금 70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지금껏 의혹에 대해 부인만 해오던 홍 전 대표가 직접적으로 신원을 지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큰 논란이 예상된다. 검찰은 조만간 은 씨를 불러 편지 입수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가짜편지는 BBK주가조작 의혹으로 미국에 도피 중이던 김경준 씨가 2007년 대선을 앞두고 당시 이명박 후보에게 타격을 주기 위해 참여정부의 회유로 귀국했다는 내용으로 당시 김 씨의 미국 수감 동료였던 신경화 씨가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었다.

그러나 곧 신 씨가 쓴 게 아니라 동생 신명 씨가 편지를 대필한 것으로 밝혀졌고, 신명 씨는 가짜 편지를 작성한 배후에 현정부측 인사들이 연루됐다고 폭로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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