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정현경 기자] 8년간 가축 축사에 갇혀 돼지먹이를 먹으면서 노예생활하던 10대 소녀가 극적으로 구출됐다. 딸을 농장에 넘긴 부모는 “우리들의 잘못이 아니다”고 발뺌을 빼 분노를 샀다.

지난달 29일 독일 잡지 슈피겔 등 외신에 따르면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북동부 트즈라의 카라브라시 마을에서 8년간 노예로 ‘공포영화와 같은 지옥의 학대’를 받아온 19세의 독일 여성이 구출됐다.

경찰 당국은 여성을 노예로 취급했던 보스니아의 미렌코 마린코비치 용의자와 아내의 스라보이카 용의자를 감금죄 등의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이들은 8년 전 소녀의 엄마로부터 소녀를 넘겨받은 뒤 소녀에게 중노동을 강요했다고 한다. 자유를 빼앗긴 이 여성은 외부와 전혀 접촉할 수 없었고, 온종일 밭일을 한 뒤에는 축사에서 잠을 잤다. 이웃의 목격담에 의하면, 소녀는 말 대신 무거운 짐수레를 끌었고 가끔 그 짐받이에는 부부가 타기도 하면서 땀투성이가 된 소녀를 보고 웃기도 했었다.

수사 당국에 의하면 많은 남성에게 빈번히 성폭행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소녀가 실제로 마을 사람들에게 성폭행을 당했는지와, 마린코비치 부부가 이에 관여했는지를 수사 중이다. 이 여성은 지난달 17일(현지시각) 보스니아 북동부의 숲 속에서 신변이 확보됐다. 체중은 40킬로그램으로 야위었으며 전신에 상처를 입고 있었다.

몇 년 전 학대를 의심한 근처의 남성이 당국에 신고했지만 이때는 당국의 움직임을 낌새 차린 부부가 여성을 창고에 숨긴 후 ‘사실 무근’이라고 주장해 발견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 남성은 이번에는 짐수레를 끄는 이 여성의 모습을 사진 촬영에 성공해 증거물로 당국에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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