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자원봉사협의회 등이 ‘2012 사회지도층 나눔과봉사 캠페인’의 일환으로 26일 음성품바축제에 참가한 가운데 음성 꽃동네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한봉협 등 자원봉사단체 음성품바축제 참가

[천지일보=이솜 기자] 26일 아침부터 서울역, 영등포역 등 서울·경기도 일대 지하철역과 거리에서 방황하는 노숙인 약 1천 명이 버스를 탔다. 자원봉사자들도 이와 함께 버스에 올랐다.

이들이 가는 곳은 충북 음성군 꽃동네. ‘제13회 음성품바축제’ 중 셋째 날인 ‘노숙인에게 희망과 사랑을’ 프로그램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이날 이들이 하는 활동은 크게 점심 배식과 설거지, 건강검진, 법률상담 등으로 나뉘었다. 건강검진을 맡은 열린의사회는 국내외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진료를 하는 국내 최대 순수 민간의료 봉사단체로 자원봉사자들 중 가장 먼저 노숙인들을 맞았다.

20년째 의료봉사를 하고 있는 열린의사회 박형선 부회장은 “노숙인들은 위생상 취약해 감염 질환과 결핵, 알코올 중독 등이 상당히 많다”며 “추운 데서 잠을 자기 때문에 관절염 등도 잦은 편”이라고 말했다.

실제 치료를 받고 나온 차무강(64, 남, 서울역에서 노숙 중) 씨는 “20년 넘게 하루도 빼먹지 않고 술을 먹다가 요즘 2~3일 마시지 않았더니 온몸이 부어 제대로 걷지도 못했다”며 “선생님이 치료를 잘 해주셔서 많이 나은 것 같다. 오길 잘했다”고 말했다.

오후에는 법률상담이 진행됐다. 이날 상담을 맡은 조상규(35) 변호사는 이번 활동뿐 아니라 사회 취약층을 상대로 법률상담을 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노숙인들의 상담은 친자관계 확인소송, 실종, 살인 등 인신·형사 문제와 파산, 회생 등의 경제적 문제가 대부분”이라며 “이들은 주거가 불분명해 구속당할 가능성이 높으며 법률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죄를 뒤집어쓰기도 하기 때문에 도움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 한국자원봉사협의회 등이 ‘2012 사회지도층 나눔과봉사 캠페인’의 일환으로 26일 음성품바축제에 참가한 가운데 조상규 변호사(왼쪽)가 노숙인들을 상대로 법률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이날 노숙인들은 집에 들어가기 싫다는 작은 투정부터 심각한 의료소송 문제까지 조 변호사에게 털어놓으며 조언과 앞으로 할 일 등을 꼼꼼히 적어가는 모습도 보였다.

한편 대규모로 벌어진 행사이다 보니 크고 작은 사건도 일어났다. 축하공연 중 학부모 봉사자와 함께 온 이수익(6, 남) 군이 실종된 것. 이에 사회를 보고 있던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고진광 상임대표는 최근 보건복지부가 법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코드 아담(시설봉쇄 등을 통해 미아발생을 방지하고 10분 내 아동을 찾는 선진국형 시스템)’을 실시했다.

공연이 중단되고 대강당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이 군을 찾았고, 5분 만에 노숙인들과 놀고 있던 이 군을 발견할 수 있었다. 고 대표는 “아이를 찾은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하던 것들을 모두 멈추고 한마음으로 아이를 찾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날 행사는 한국자원봉사협의회, 경기교육자원봉사단체협의회, 서울 꽃동네 사랑의집 등이 주관했으며 열린의사회, 한국자원복지재단 등이 함께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