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임기구서 일체 의혹 밝혀야… 근본대책 마련 촉구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도박파문에 이어 폭로전으로 치닫고 있는 조계종 사태에 대해 은둔 생활을 해온 수경스님 등 수좌스님 10명이 참회 성명과 함께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의 퇴진을 촉구하고 나섰다.
수좌스님들은 22일 ‘부처님오신날 목 놓아 통곡하며’라는 제하의 성명에서 종단 안팎으로 지탄을 받고 있는 도박파문과 관련 “부처님오신날 목놓아 통곡하며 참회의 피눈물을 흘린다”고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은 “정녕 조계의 깃발은 찢어지고 말았는가”라고 탄식하며 “우리의 일탈은 스스로 사자충(사자 몸에 사는 벌레)의 역할을 자초하고 있다. 오늘 이 조계의 종치(宗恥)를 온몸으로 발로하고자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좌스님들은 “현 종단의 집행부는 취임 초기부터 지금까지 시종일관 ‘자성과 쇄신’을 외쳐왔다”며 “그러나 누가 자성을 해야 할 주체이며, 누구를 향한 쇄신의 강요인가”라고 반문하면서 자성과 쇄신의 대상이 현 집행부임을 분명하게 못 박았다.
이어 총무원에 대해 “닭벼슬 보다 못한 권력과 명리에 오염되어 지금 무슨 일을 저지르지는 자각치 못하고 있다”며 “또한 일반 종도들은 비불교적이며, 비승가적이며, 비도덕적인 아수라행을 확대재생산하고 있는 부류들이 총무원을 중심으로 한 지도층에 속해있다는 사실을 명명백백하게 알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세상에 회자되는 도박 술집 성매매 폭로 조폭 등 세속에서조차 언급하기 난감한 말이 조계종의 핵심부를 향한 사회적 비난에 동원되고 있다면서, 정녕 연일 보도와 천지사방에서 들리는 한숨 소리에 눈 감고, 귀 막고만 있을 것인가라고 질타했다.
수좌스님들은 “살을 도려내는 아픔 속에 새 시대를 열기 위한 몸부림의 첫 단초로 총무원장은 현금의 모든 책임을 통감하며 즉각적으로 퇴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자승 총무원장을 향해 종단 혼란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수임기구를 설치, 조속히 종단을 정상화할 것을 호소했다. 또한 진정한 ‘자성과 쇄신’을 위해 이번 사태의 사실을 종도들에게 공개적으로 밝히고 자신의 이권과 관련된 ‘연주암’을 즉각 포기해야 할 것도 주문했다.
마지막으로 수좌스님들은 “총무원장뿐 아니라 연일 인면수심의 폭로를 일삼는 훼불 행위자들은 자신들의 이권에 대한 집착으로 종단이 절체절명의 벼랑으로 추락하고 있음을 참회하라”면서 더 이상의 망동을 삼가야 한다고 엄중히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