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산 정약용.

[천지일보=백지원 기자] 역경은 보약도 되고 독약도 된다. 시련은 위기이지만 기회이기도 하다. 어떤 이는 절망 속에 희망을 길어 올리고, 속수무책으로 좌절의 나락에 떨어지기도 한다.

모든 역경과 시련, 절망과 좌절은 일종의 기회임을 알아야 한다. 더 이상 내려갈 수 없는 밑바닥에서 딛고 일어서면 겁날 게 없다.

다산 정약용의 어록이 기록된 ‘다산어록청상(정민 지음, 푸르메 펴냄)’의 내용 중 일부다.

◆탄생 250주년 맞아
우리에게 잘 알려진 다산 정약용(丁若鏞, 1762∼1836). 올해는 탄생 250주년을 기념해 그의 업적과 생애를 조명하려는 움직임이 더욱 활발하다.

정약용은 조선 후기의 실학자로, 나라의 개혁을 위한 여러 방법을 모색하고, 실천했던 인물이다.

평소 학문에 대해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자세를 취했던 그는 20대 초반, 이벽으로부터 서학을 접하게 됐다. 그는 새로운 학문에 매료돼 천주교 관련 서적들을 탐독하며 연구했다.

하지만 당시 조선 정부에서는 천주교를 사학(邪學)이라며 박해하고, 신자들을 처형했다. 이때 정약용도 천주교인으로 지목 받아 유배형에 처했다.

하지만 그는 이 같은 절망적인 상황을 기회로 바꿨다. 유배지에서 학문적으로 많은 결실을 맺었는데, 그가 남긴 저서 500여 권가량 중 대부분이 유배지에서 쓴 것이다.

그는 서울에서 관리로 있었다면 보지 못했을 농촌의 현실과 백성들의 피폐한 삶, 그리고 부정이 만연한 관리들의 실상을 보게 됐다.

그는 이 같은 현실을 보며 조선의 개혁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관리들의 바른 마음가짐이 필요함을 깨닫게 됐다. 이에 여러 시를 통해 잘못된 관리들의 행실을 꼬집고 깨달음과 경험을 바탕으로 ‘목민심서’를 여러 책을 저술했다.

◆목민심서 저술
목민심서에 기록된 그의 가르침은 당시뿐 아니라 오늘날에도 여전히 관리들이 갖춰야 할 덕목과 자세를 논할 때 자주 언급된다.

율기(律己), 애민(愛民), 봉공(奉公)으로 대표되는 이 책의 정신은 한 고을의 지도자, 한 나라의 관리로서 갖춰야 할 모습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한자 그대로를 풀이하면 율기는 자신을 다스리는 것을, 애민은 백성을 사랑하는 것을, 봉공은 공을 받드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가장 먼저 수기(修己), 즉 자신을 닦는 일이 중요함을 언급했으며 이후 치인(治人), 즉 완성된 인격과 능력으로 나라를 다스리고 백성들을 위해 봉사하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그중 무엇보다 목민관들에게 청렴과 애민을 강조했다.

“청렴이란 관리의 본무이며, 모든 선행의 원천”이라며 “수령 노릇을 잘하려는 자는 자애로워야 하고, 자애로워지려는 자는 반드시 청렴해야 하고, 청렴하려는 자는 반드시 검약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한 목민심서 서문에서 군자의 학문은 수신(修身)이 그 절반이요, 나머지 절반은 목민(牧民 , 백성 다스리는 것)이라 했다. 그리고 실학을 받아들여 여러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백성들의 삶을 보다 편안하게 해주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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