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무거운 느낌을 주는 宗敎. 그러나 종교를 배제하고는 ‘인류의 문화’를 논할 수 없다. 인간은 왜 종교를 갖게 되었고, 시대마다 종교는 어떤 특성을 지녔던 걸까. 알듯 모를 듯 애매하지만, 문명의 시작과 끝을 함께한 종교, 그 긴 이야기를 교과서를 중심으로 끊어서 알기 쉽게 엮어가고자 한다.

첫 이야기는 우리나라 종교이야기로, 청동기시대 고조선의 ‘단군신화’를 통해 당시의 종교형태와 신화 속에 숨겨진 사회 문화적 특성을 짚어본다. 단군신화처럼 조금은 황당하게 읽히는 건국설화에도 실상은 수많은 시대상이 담겨있다.

 

▲역사교과서에 나오는 고조선 단군신화. ⓒ천지일보(뉴스천지)

 

단군신화, 동물숭배 사상·농경사회 특성 보여줘
홍익인간 사상, 우리 민족의 정체성 확인시켜

[천지일보=손선국 기자] 청동기 문화가 발달하면서 만주 요령과 한반도 서북부 지방에 살고 있는 부족들 간 정복전쟁이 있었는데 단군왕검이 전쟁에서 이긴 후 강한 부족들을 통합해 형성한 나라가 고조선이라고 전해진다.

고조선은 농경이 활발하게 이뤄졌고, 제사와 정치가 일치된 ‘제정일치’ 사회이며 8개 항의 법이 존재했다는 점에서 최초의 국가로서의 면모를 갖췄다고 평가된다.

중학교 교과서에서는 고조선에 대해 일연의 ‘삼국유사’를 들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환인의 아들 환웅이 무리를 이끌고 태백산 신단수 아래로 내려왔다. 그는 풍백, 우사, 운사를 거느리고 곡식, 생명, 질병, 형벌, 선악 등과 인간의 360여 가지 일을 주관하며 인간 세상을 다스리고 교화했다. 이때 곰과 호랑이가 사람이 되기를 원하므로 환웅은 쑥과 마늘을 주고 이것을 먹으면서 100일간 햇빛을 보지 않는다면 사람이 될 것이라고 했다. 곰은 이를 지켜 21일 만에 여자로 태어났고 환웅과 혼인하여 아들을 낳았다. 이가 곧 단군왕검이다. 단군왕검은 아사달에 수도를 정하고 조선이라는 나라를 세웠다.”

여기에서 바람, 비, 구름을 주관하는 자가 있었다는 것은 고조선이 농경사회를 배경으로 성립됐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곰과 호랑이’ 이야기에선 당시 사람들이 특정 동물을 숭배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대부분 교과서에는 단군왕검의 고조선 건국사와 ‘홍익인간’이란 건국이념이 우리 민족의 유구함과 정체성을 확인시켜 줬으며, 민족이 위기에 처했을 때 어려움을 이겨내는 원동력이 됐다고 평하고 있다.

아울러 고조선은 정치와 군사를 담당하는 지배 계층과 생산을 담당하는 피지배 계층으로 나뉘어 있었다. 지배 계층은 사회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법을 제정했다.

고조선에는 8개 조항의 법률이 있었는데 그중 3개 조항만이 전해지고 있다. 남아 있는 법 조항을 통해 고조선 사회에서는 사람의 생명을 존중하고, 노동력과 사유 재산을 중요하게 여겨 보호했음을 알 수 있다.

‘한서지리지’에 남아있는 고조선의 8조 법 중 3개 조항은 ▲사람을 죽인 자는 즉시 죽인다 ▲남에게 상처를 입힌 자는 곡식으로 배상한다 ▲도둑질을 한 자는 노비로 삼되 용서를 받으려면 많은 돈을 내야 한다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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