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적 대선 완주 불가
새누리 단일화 가능성↑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19대 총선에서 참패한 자유선진당(선진당)이 재도약을 모색하는 가운데 이회창 전(前) 대표와 이인제 비상대책위원장이 대권에 도전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들은 지난 1997년 7월 새누리당의 전신인 신한국당의 15대 대선후보 경선에서 맞붙어 당시 이회창 후보가 이인제 후보를 누르고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다.

하지만 이인제 후보는 국민신당을 창당해 대선 출마를 선언했고, 그 결과 보수표가 분산되면서 당선이 유력시됐던 이 전 대표는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40만 표 차이로 석패했다.

이후 15년 만에 두 거물이 선진당 내 대선 경선에서 또다시 맞붙는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두 거물의 리턴매치 가능성은 새누리당 박상돈 비대위원이 지난 20일 이 전 대표와 이 위원장의 대선 출마 공론화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수면으로 부각됐다.

당초 지난 16일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때만 해도 ‘이회창 대권, 이인제 당권’ 구도로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던 흐름이 뒤바뀐 것이다.

선진당의 한 관계자는 “(이 위원장은) 대선 출마 선언의 시기가 다소 늦어질 수 있겠으나 출마는 기정사실”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총선에서 크게 패한 만큼 당을 먼저 추스르는 것이 우선”이라며 “개인 자격이 아닌 당의 후보로 나서는 만큼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게 중론”이라고 했다.

이 위원장 측근에 따르면, 이 위원장은 5월에 치르는 전당대회를 마친 후 대선 경선 출마 의견을 밝힐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두 거물의 대선 출마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자력으로 대선을 끝까지 완주하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4월 총선에서 군소정당이 몰락했고 12월 대선이 보수-진보 진영 후보의 양자구도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세(勢) 결집이 요구되고 있어 보수연대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결국 새누리당과 막판 후보 단일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정치평론가 박상병 박사는 “이 전 대표가 이 위원장보다 선진당 내 대권 주자로서 지명도나 이미지 측면에서 더욱 유리할 것”이라며 “이 위원장이 당 대표가 된다고 하더라도 대선 경선에 이 전 대표와 리턴매치를 벌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편 선진당은 최근 당명을 포함한 정강정책을 바꾸는 데 대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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