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촌서 선수들과 밀착 스킨십으로 사기 돋워… 메달 전선 문제없어

박종길 태릉선수촌장이 본지와 인터뷰에서 밝게 웃으면서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사상 처음 현지 캠프 가동
한식 위주 식사 의료지원 확대
종목별 훈련파트너 동행

2012런던올림픽이 이제 3달 안팎으로 다가왔다. 해방 이후 대한민국이란 이름으로 처음 참가한 대회가 바로 64년 전 런던올림픽이었으며, 당시 동메달 2개의 성적을 거둔 것을 시작으로 한국은 지금까지 금 68, 은 74, 동 73개를 수확하는 놀라운 성과를 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역대 최다 금메달 및 최고성적을 낸 한국스포츠는 이번 런던에서도 또 한 번 전 세계에 스포츠강국의 위상을 떨치기 위한 준비에 여념이 없다.

메달 포상금의 대폭 인상, 올림픽 참가 사상 최초 현지 훈련캠프 운영 등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약속 아래 태릉선수촌과 진천선수촌에서는 각 종목의 선수들이 저마다 구슬땀을 흘리며 선전을 펼치기 위한 노력으로 분주하다. 현재 우리 선수단은 탈락이 확정된 승마, 카누, 테니스를 제외한 23개 종목 출전을 확보했다. 이러한 가운데 매일같이 선수들을 만나 격려를 아끼지 아니하며 사기를 돋우고 있는 박종길(66) 태릉선수촌장을 만나봤다.

다음은 박종길 태릉선수촌장과 일문일답.

― 작년 1월 부임 이후 처음으로 치르는 올림픽이라 각오가 남다를 것 같은데.

“(사격)감독 경험을 살려서 이전 촌장들과는 달리 그간 선수관리나 운영을 색다르게 했다. 새벽부터 운동하는 선수들을 그 시간에 일일이 돌아보며, 밤이 될 때까지 세심한 부분을 신경 쓰고 챙기는 등 선수와 밀착 스킨십을 하고 있다. 예를 들면 유도의 송대남 선수가 아빠가 된 지 이제 100일이 지났는데, 송 선수에게 ‘아들까지 낳았으니 올림픽에서 좋은 성과가 있을 것 같다’고 격려하는 등 개인적으로 선수들을 찾으며 사기를 올려주고 있다. 올림픽에서 반드시 좋은 성과를 낼 것 같다.”

― 우리나라가 계속해서 국제대회마다 한국스포츠사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따라서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국민의 기대도 클 것이라 생각되는데, 부담되지는 않는지.

“전혀 부담은 없고, 오히려 기대가 된다. 선수들도 마찬가지로 저마다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매우 밝은 표정으로 재밌게 운동에 임하고 있다. 이러한 부분이 좋은 성과로 나타나지 않겠는가 싶다.”

― 개인적으로는 금메달 13개를 목표로 한다던데.

“대한체육회의 목표가 10개 이상이니깐 13개까지도 우리가 해야 되지 않겠냐는 생각에 욕심을 내는 것이다. 전혀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 특히 전통 효자종목인 레슬링이 베이징올림픽에서 노골드에 그쳤는데, 지금 어떻게 훈련을 하고 있나.

“지금 레슬링은 이번마저도 메달을 못 따면 안 된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기에 선수와 코치들이 일치단결해서 여기에 전념하고 있다. 훈련 방식도 종전과 다르게 전지훈련이나 체력강화 훈련은 물론 기술적인 부분까지 모든 면에서 세계 선수들과 비교해 조금도 손색이 없도록 그 이상의 훈련을 시키고 있다. 그래서 지난 대회보단 조금 더 성과가 나올 것이라 예상한다. 이는 복싱 역시 마찬가지로 훈련을 시키고 있다. 레슬링, 복싱을 비롯해 체조까지 이 세 종목을 집중시키고 있어 좋은 성적이 나올 것
이라 기대된다.”

― 사격감독 출신이라 사격에 대한 기대도 클 텐데, 더구나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놀라운 성적을 거 둔 바 있다. 어떻게 예상하나.

“광저우 성적은 올림픽과 차별이 있다. 왜냐하면 단체전이나 올림픽에 없는 종목까지 아시안게임에선 메달 종목으로 경기를 치렀기 때문에 많은 메달이 나온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1개 이상에 2개까지만 따도 대단한 성과일 것이다. 그중 이대명(광저우AG 3관왕)과 진종오(베이징올림픽 금)가 2개 종목(10m 공기권총, 50m 권총)에 함께 출전해 경합을 펼치게 되는데, 현재는 진종오가 상당히 상승세다. 그래도 둘 다 누구든 좋은 성적이 나왔으면 좋겠다.”

― 정부의 지원으로 한국의 올림픽 출전 이래 유례없는 현지 캠프를 가동하게 됐는데.

“그렇다 올림픽 사상 처음 차려지는 현지 캠프다. 브루넬 대학에서 마련된다. 런던은 8시간 정도 시차가 나는 지역이라 캠프에서 환경과 시차를 적응해갈 수 있게 됐다. 올림픽선수촌에는 전 세계 선수들이 함께 나눠 쓰기 때문에 그간 훈련장소나 시간을 많이 할애받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충분한 훈련 조건이 갖춰졌다. 이와 더불어 중요한 것이 선수들의 입맛에 맞는 한식 위주의 식사나 특식, 의료지원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나아가 무엇보다 각 종목별로 훈련 파트너를 캠프로 데리고 가 선수들이 경기 당일까지 최상의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상상 이상의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박종길 태릉선수촌장 ⓒ천지일보(뉴스천지)
종합 7위 수성 목표
프랑스·일본과 각축전 예상
이태리·네덜란드 등 복병

― 한국의 종합 7위 수성과 관련해 어떻게 전망하는지.

“일부 외신에서는 한국이 금메달 4개에 18위에 그칠 것이란 평가를 하기도 한다. 그건 모르고 하는 소리다. 6위권에 들어가는 강국이 중국, 미국, 러시아, 영국, 독일, 호주가 되니깐 7위 자리를 놓고 한국을 비롯해 일본, 프랑스가 경합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프랑스 역시 금메달 목표를 13개로 정했고, 일본은 메달수를 정하진 않았지만 우리나라를 이기기 위해 벼르고 있다. 이탈리
아, 우크라이나, 네덜란드 등도 런던이 홈그라운드나 다름없기 때문에 이들 나라도 7위 자리를 놓고 만만치 않은 경합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 해방 이후 처음 참가한 곳인 동시에 64년 만에 다시 열리는 런던대회다. 의미를 부여한다면.

“어려운 시절에 출전했고, 지금 생각하면 정말 깜짝 놀랄 만한 성과다. 당시 대한민국정부가 막 들어선 시점이었고, 체육계의 선각자들이 한 달씩이나 걸려가면서 출전했고,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이것이 바로 대한민국 체육계의 근간이 됐다. 이 같은 당시 정신을 이어받아서 다시 가는 런던에 최선을 다해야 하겠고, 물론 성적도 중요하지만 뜻 깊은 올림픽이 됐으면 한다.”

― 준비하는 선수들에게 격려의 한마디.

“올림픽이 다가오니깐 긴장하고 걱정하는 선수들이 더러 있는데, 그럴 필요가 없다. 올림픽을 위해서 제대로 준비했기 때문에 일단 자신감을 가지고, 그 대신 세심한 부분까지 상대의 전력을 잘 분석해 대체훈련을 제대로 잘 해준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매사에 집중해 훈련에 임하길 바란다.”

― 마지막으로 기대하고 있을 국민을 위해 한 말씀.

“우리가 어려웠던 시기마다 우리 대한민국 스포츠는 국민에게 감동과 기쁨을 선사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기대하는 만큼 그 이상의 성과를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우리 선수들이 선전할 수 있도록 성원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