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정이품송과 (오른)광릉에 식수되는 후계목. (사진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이현정 기자] 조선시대 세조에게 정2품을 하사받은 소나무의 후계목이 광릉으로 보금자리를 옮겼다.

문화재청(청장 김찬)은 산림청(청장 이돈구)과 함께 지난 19일 천연기념물 제103호로 지정된 ‘보은 속리 정이품송’의 후계목을 역사적으로 관련이 깊은 광릉에 기념 식수했다. 광릉은 조선시대 세조와 정희왕후의 무덤이다.

보은 속리 정이품송에 얽힌 사연은 이렇다. 세조가 속리산에 있는 법주사로 행차할 때 타고 있던 가마가 소나무 가지에 걸릴 것을 염려해 “연 걸린다”라고 말하자 소나무가 스스로 가지를 번쩍 들어 올려 가마를 무사히 통과하게 했다는 것.

이에 세조가 이 소나무에 정2품의 벼슬을 내렸고 그 이후로 정이품송이라고 불리게 됐다.

이번에 식재되는 정이품송 후계목은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천연기념물 식물의 종자 채취 또는 꺾꽂이나 접붙이기로 육성한 나무다.

후계목은 충청북도 산림환경연구소가 지난 2002년도에 어미나무인 ‘정부인송’에 ‘정이품송’을 아비나무로 하여 인공수분을 시킨 후 2003년에 씨앗을 받아 2004년부터 8년간 키웠다.

정이품송은 일반 소나무와 달리 줄기가 곧게 자라는 특성이 있으며 후계목은 현재 400여 그루가 충청북도 산림환경연구소에 있는 어린나무를 가꾸는 밭인 ‘포지’에서 자라고 있다.

문화재청은 세조와 관련이 깊은 정이품송 후계목을 광릉에 심어 관람객에게 역사적인 의미와 더불어 자연유산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높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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