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언남중학교 학생들과 담임 심수진 씨는 18일 교내 ‘전일제 봉사활동’을 맞아 6.25전쟁에 참전한 국가유공자 이병천 옹을 뵙고 말동무가 되어 드리는 봉사활동에 참가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인추협, 언남중학교와 함께하는 ‘국가유공자 방문 봉사활동’

[천지일보=최유라 기자] “할아버지, 6.25 참전용사가 받는 돈이 한 달에 12만 원밖에 안 돼요?”

서울 서초구 언남중학교 2학년 5반 학생 30여 명은 18일 교내 ‘전일제 봉사활동’을 맞아 난생처음 6.25 국가유공자를 찾아가 고충을 듣고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교내 봉사활동 주제는 학년·반 별로 달랐다. 이날 2학년 5반은 ‘국가유공자 방문 봉사활동’을 맡았다.

‘국가유공자 방문 봉사활동’은 (사)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인추협, 대표 고진광)와 공동으로 추진하는 첫 공식 봉사활동이었다.

지난해 인추협은 7.9(친구)데이를 맞아 중·고·대학생과 함께 6.25전쟁 유공자 집을 방문하고 주거 환경 점검 및 쌀을 전달한 바 있다. 이 봉사활동의 특징은 일회성 방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

피드백을 통해 생활이 어려운 유공자를 장기적으로 도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학생들이 유공자와 나눈 대화를 보고서로 제출하면, 인추협은 그 보고서를 토대로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찾아 맞춤형 봉사활동을 전개한다.

봉사활동에 앞서 교실을 찾은 인추협 고진광 대표는 학생들에게 “6.25전쟁 유공자들을 직접 만나면서 느끼는 교훈을 여러분도 함께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권면했다.

학생들은 한 팀당 3~4명씩 9팀으로 나뉘어 유공자 자택에 찾아가는 미션을 수행했다. 학생들은 팀별로 할당된 주소와 스마트폰을 활용해 유공자를 찾아가는 미션에 꽤 흥미로워했다.

7팀은 서초구 방배2동에 사는 국가유공자 이병천(84, 남) 옹을 만나 대화를 나눴다. ‘6.25 참전 국가유공자 서초구지회’ 운영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그는 비교적 다른 유공자보다 몸이 건강해, 서초구 일대 유공자를 찾아가 봉사를 하고 있다.

이 옹은 ▲자식 없이 홀로 외롭게 사는 유공자 ▲각종 병마로 병원 신세를 지는 유공자 ▲쓰러져가는 집에 사는 유공자 ▲이미 숨을 거둔 수많은 유공자들에 대한 안타까운 사연을 쏟아냈다.

“국가에서 주는 지원금은 12만 원입니다. 서초구에서 주는 3만 원까지 합치면 한 달 지원금은 고작 15만 원이지요.”

6.25 참전용사가 국가로부터 받는 돈이 12만 원이라는 말에 학생들은 놀라는 눈치였다. 이 옹에 따르면, 정부지원금은 보통 10~12만 원으로 정해져 있고, 심하게 상해를 입은 참전용사는 최대 100만 원 정도 지원받지만, 이마저도 병원비로 쓰면 생활비가 턱없이 모자라 대부분 생활이 어렵다.

기존에 많은 봉사활동을 해왔던 맹주승(15) 군은 “국가유공자 지원금이 12만 원밖에 안 되는 줄 몰랐다. 지원금이 올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또 김두용(15) 군은 “6.25전쟁에 참전했다가 돌아가신 친할아버지를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됐다”며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학생들과 함께 참여한 담임교사 심수진(30, 여) 씨는 “앞으로는 전교생이 이 봉사활동에 참여했으면 좋겠다”며 이번 봉사활동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인추협은 이날 유공자에게 칫솔·치약 박스를 전달했다. 인추협은 ‘국가유공자 방문 봉사활동’ 규모를 넓히기 위해 국가보훈처와 논의할 계획이며, 오는 7.9데이를 맞아 국가유공자와 함께 ‘청계천 길 걷기’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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