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체제… 새누리당과 보수 연대 가능성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선 그 어느 때보다 군소정당들이 참담한 성적을 냈다. 새누리당과 야권연대 2파전으로 선거가 진행됐기 때문이다.

이번 총선에 나선 정당 20곳 가운데 새누리당, 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 자유선진당을 제외한 16개 군소정당은 사실상 대부분 해체 분위기다. 현행 정당법상 지역구 당선자를 내지 못하거나 정당 득표율이 2%를 넘지 못할 경우 정당 등록이 취소된다.

특히 보수 정당을 표방하는 자유선진당(선진당)과 국민생각의 몰락이 가장 두드러졌다.

이번 총선에서 참패를 당한 선진당은 지역구 3석, 비례 2석을 얻는 데 그치며 초미니 군소정당으로 전락했다. 게다가 심대평 대표가 총선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면서 총체적인 위기 상황에 놓였다. 이런 가운데 이회창 전 대표 복귀 여부 등 향후 당의 진로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선진당은 선거 닷새 만인 지난 16일 지도부가 총사퇴하고 6선에 성공한 이인제 최고위원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 당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했다.

총선 패배로 존폐의 위기에 몰린 선진당을 맡아 이끌게 된 이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원들의 중지를 모아 당의 정체성을 확대․강화하고 지지기반을 넓히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가능한 한 5월 안에 전당대회6를 개최해 새로운 깃발과 조직 아래 당이 힘차게 출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선진당 당선자 중 일부가 새누리당으로 둥지를 옮길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등 여전히 당내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새누리당이 이번 총선에서 152석으로 과반을 넘겼지만 여야가 팽팽히 맞서는 첨예한 대립적 사안을 놓고 표결 처리를 해야 할 경우 선진당의 5표를 무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이에 선진당은 당 내부 결속을 강화하면서 당내 불안 요소를 바로잡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오는 12월에 있을 대선에선 우선 독자적인 행보를 택하겠다는 입장이다. 당 내부 유력 대권 주자인 이회창 전 대표의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새누리당과의 보수 연대 가능성은 열어뒀다. 이 비대위원장은 “8개월이면 짧은 시간이기도 하지만 긴 시간이 될 수 있다”며 “어떤 구도로 어떤 협력이 진행될지 단정할 수 없다”고 했다.

총선 패배의 악몽을 딛고 새 출발 의지를 보이고 있는 선진당과는 달리 또 다른 보수 정당인 국민생각은 전열을 가다듬고 8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서 존재감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당초 새누리당을 탈당한 전여옥 의원을 당의 간판으로 내세워 여당에서 이탈한 표를 노렸지만 정당 득표율이 0.73%(15만 6222표)에 머물면서 원내진출에 실패했다.

당내에선 이번 총선 결과를 놓고 비관론이 강해 대선 때까지 정당이 존립할지도 사실상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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