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과 합당 가능성 커… “자생 불가”
심대평 사퇴로 이회창‧이인제 후보로 거론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4.11 총선에서 참패한 자유선진당(선진당)의 수장을 누가 맡을지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선진당은 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충청권 25석 중 단 3석을 얻으며 몰락했다. 비례대표를 포함해 5석을 차지, 순식간에 군소정당으로 전락했다.

지난 18대 총선에서는 이회창과 심대평이라는 거물급 정치인이 선진당을 이끌며 원내 제3정당으로 우뚝 섰다. 당시만 해도 충청권의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어 비례대표 포함 18석을 차지했지만 이번 총선에선 충청권의 민심이 돌아서며 제3당의 자리도 통합진보당에 내어 줬다.

세종시에 출마한 심 대표도 민주통합당 이해찬 상임 고문에게 완패하면서 당의 존립도 위험해진 상황이다. 결국 심 대표는 지난 12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대표로서 4.11총선 참패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며 당 대표직을 사퇴했다.

공석인 선진당을 누가 이끌지가 현재로선 가장 큰 관건이다. 문제는 총체적인 난국에 빠진 선진당을 구원할 만한 인재가 현재로선 없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이회창 전 대표와 6선을 차지한 이인제 의원 등이 차기 당 대표로 거론된다.

심 대표와 갈등을 빚어온 이 전 대표는 심 대표의 사퇴로 전면에 나설 수 있는 명분이 있다. 당의 입장에서도 선진당의 실질적 주인이라 할 수 있는 이 전 대표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이 전 대표는 당의 이 같은 제의를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존폐를 고민해야 할 만큼 힘든 상황에 처한 선진당을 맡는다는 게 이 전 대표로서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자신의 지역구이던 홍성·예산을 측근인 서상목 전 의원에게 넘겨줬으나 의석 확보를 하지 못해 입지도 좁아진 상태다.

또 다른 당 대표로 거론되는 이인제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민주통합당 김종민 후보를 꺾고 6선에 당선됐다.

당 안팎에서도 19대 당선자인 이 의원이 대표를 맡는 것이 당을 이끄는 데 바람직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일각에선 그동안 당적을 자주 바꿔온 이 의원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당 대표를 바꾸는 것만으로는 선진당의 자생적, 자발적, 자체적 변화를 모색하긴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선진당 자체적으로는 살아남는 것이 불가능하며, 새누리당과의 합당 또는 연대를 통해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리서치앤리서치 배종찬 본부장 “선진당은 앞으로 당의 존재성마저 유명무실해질 우려가 있다”며 “당의 지지율도 너무 낮은데다 존재감이 없다. 새누리당과의 합당이 본격적으로 논의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새누리당에서 논의되고 있는 부적격 당선자 출당, 선거사범 등의 수사 등으로 과반 정당이 못 될 경우 몇 명의 의원만으로도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예전의 강력한 자민련과 같은 캐스팅 보트 역할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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