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46년 영국귀족 로버트 더들리(Robert Dudley)가 제작한 고지도의 사본. 최초의 세계 해도(海島)인 'Dell'Arcano del Mare'에 포함된 지도다. 현재의 동해가 '한국해'(붉은 원. Mare di Corai)로 표기되어 있다.(연합뉴스)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동해를 ‘한국해’로 표기한 17세기 중반 고지도의 사본이 일본에서 발견됐다.

오는 23일 모나코 국제수로기구(IHO) 총회를 앞두고 발견된 이 고지도는 ‘일본해’를 고집하는 일본 측 주장을 반증하는 증거라 할 수 있다.

김문길(부산외국어대 명예교수) 한일문화연구소장은 15일 로버트 더들리(Sir Robert Dudley)가 1646년에 그린 고지도에 일본이 ‘일본해’라고 주장하는 바다 ‘Mare di Corai’가 ‘한국해’로 표시돼 있다고 말했다.

로버트 더들리는 17세기 엘리자베스 1세 때 영국의 귀족이자 이탈리아에서 활동한 탐험가 겸 지도 제작자다. 그는 최초의 세계 해도(海圖)인 ‘바다의 신비(Dell'Arcano del Mare)’를 제작했다.

이 지도에는 ‘바다의 신비’의 ‘아시아 해도 17장(Asia Carta ⅩⅦ)’으로 일본과 한반도 해안선, ‘한반도’와 ‘일본해’(Mare di Giappone)’ 등이 표시돼 있다.

지도에는 현재의 동해 해역이 ‘한국해’로, 일본 가고시마 남단 해역이 ‘일본해’로 표기돼 있다.

김 소장은 지도에 표기된 한국해와 일본해라는 명칭은 당시 일본인들의 의식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17세기 지도가 확인된 것은 이번에 처음이라며 방위 개념에 따른 ‘동해’ 명칭보다는 지도대로 ‘한국해’로 표시하는 게 더 타당성과 설득력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일본이 단독 표기를 주장하는 근거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1602년에 제작된 마테오 리치의 곤여만국전도를 비롯해 근대 세계 지도 대부분이 일본해라는 표기를 쓰고 있다는 것과, 이미 보편화된 일본해 명칭을 동해 단독 표기나 동해, 일본해 병기로 바꿀 경우 선박들의 운항에 심각한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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