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훈 망고식스 사장 (사진제공: 망고식스)

 

“토종 커피 브랜드, 이제 세계 시장 겨냥할 때”

[천지일보=이지영 기자] “저는 커피를 즐겨 마시는 커피 애호가가 아닙니다. 하지만 커피시장에 눈을 뜬 후 한국 시장을 장악하려는 외국계 브랜드를 뛰어 넘어 한국형 커피 브랜드를 직접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죠.”

우리나라 토종 브랜드로, 730개의 매장 수를 자랑하는 ‘카페베네’ 뒤에는 강력한 마케팅 전문가가 있었다. 바로 ‘커피 왕’으로 불리는 강훈 사장이다.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커피전문점은 인기 종목이었으나 국내외 브랜드가 많이 생기면서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하지만 강 사장은 2008년 당시 작은 카페에 불과했던 카페베네를 점포 700개가 넘는 커피 전문점으로 번창시켜 대표적인 국내 커피 브랜드로 자리 잡을 수 있게 했다.

앞서 강 사장은 1998년 ‘할리스 커피’를 론칭해 토종 브랜드도 커피전문점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보이기도 했다.

이러한 그도 IMF가 터지지 않았다면 외국계 브랜드인 스타벅스에서 커피 시장을 배워나갔을지도 모른다. 강 사장은 1992년 신세계백화점 공채 1기로 스타벅스 프로젝트팀으로 발탁되고 나서 스타벅스 본사에 파견돼 1년 정도 커피역사와 매장운영 방법, 서비스교육을 받았다. 이후 스타벅스 론칭을 위해 국내로 들어왔다. 그런데 론칭을 앞둔 1주일 전 IMF가 터져 계획이 무산된 것.

그는 한국형 커피 브랜드를 키우기로 마음먹고 무작정 사표를 냈다. 하지만 당시 31살이었던 강 대표에게는 1500만 원이 전 재산이었다. 그러나 그는 현실에 굴하지 않고 주변에 형편이 되는 동료와 사업자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다.

“당시 제가 혼자 독주했다면 성공할 수 없었을 겁니다. 다른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가능했죠.”

그는 커피전문점을 창업한 뒤 성공하기 위해 두 가지만을 생각했다. 바로 커피를 좋아하고 즐겨 마시고 공부하는 전문가가 되거나 그런 사람들과 함께 사업하는 것.

그러던 어느 날 강 대표에게 할리스 커피점을 사겠다는 대기업의 제안이 들어왔다. 그는 힘들여 런칭한 커피전문점이지만 외국기업을 뛰어넘는 브랜드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더 큰 사업자가 할리스를 키워가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하고 매각했다.

이후 3년 동안 그는 전문분야가 아닌 곳에서 도전하다가 재산을 탕진, 다시 본업이라 여긴 커피업계로 복귀했다. 그리고선 당시 2개의 매장이 전부이자 브랜드 명칭이 잘 알려지지 않았던 카페베네에 합류, 스타벅스 점포수를 앞지르는 쾌거를 맛봤다.

이는 단순한 쾌거가 아니라 그가 커피업계에 뛰어 들었을 당시 외국 브랜드를 뛰어넘는 토종 커피전문점을 만들겠다는 목표의 일부에 도달한 것이다.

강 대표는 커피시장에 수많은 브랜드가 있는데 어떻게 성공할 수 있을까란 질문에 대해 “잘하면 잘되고 못하면 안 된다”는 단순한 원리를 내세웠다. 아이템과 무수한 방법만큼이나 “누가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한 문제”라는 것이다.

또한 “좋은 파트너와 함께 하는 게 너무나도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이왕이면 잘 웃고 목적의식이 뚜렷한 사람을 직원으로 고용할 것”을 조언했다. ‘할리스’라는 명칭도 그가 스타벅스 본점에서 일을 배울 때 열심히 일한 여직원의 이름을 따와 만든 것이다. 그 여직원의 이름인 ‘할리’에 스타벅스의 ‘S’를 붙여 ‘할리스 커피’라는 이름이 탄생했다.

아직도 커피전문점 시장은 유망직종일까. 이에 대해 그에게 돌아오는 대답은 ‘예스’다. 그는 10년 단위로 바뀌는 커피전문점 시장을 여전히 ‘유망직종’으로 꼽으며 1998년 할리스 커피점을 론칭한 지 10년이 지난 지금 또 다른 변화의 물결을 예고했다.

“이제 커피전문점은 일상적이고 흔히 보는 것이 됐죠. 미국의 유수한 커피전문점들이 콘셉트를 바꾸기 시작했어요. 스타벅스는 매장로고에 커피를 떼어버렸죠. 이제 멀티카페 시대가 온 것이죠.”

그도 이러한 커피 시장의 흐름과 미래를 직시하고 하와이안 코나커피, 생망고를 갈아서 만든 주스, 쿠키와 머핀이 주 메뉴인 디저트 카페 ‘망고식스’ 매장을 오픈, 이제 1년이 됐다.

강 사장은 지금껏 토종 브랜드를 키워왔으나 해외 브랜드로부터 국내 시장을 지키는 것에서 벗어나 이제는 세계 시장을 겨냥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동남아 시장에서 반응이 좋아요. 우리나라는 전반적으로 커피 매출이 높기 때문에 나머지 음료와 베이커리는 구색상품이지만 점차멀티카페가 환영받는 분위기가 될 것이라 예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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