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완만한 경기회복 흐름 따라 현 기조 유지할 듯 

[천지일보=김일녀 기자] 지난달 기준금리가 9개월째 동결된 데 이어 이번 달에도 동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렇게 되면 기준금리는 10개월 연속 제자리에 머무르게 된다.

지난달 8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김중수 한은 총재 주재로 정례회의를 열고 통화정책방향을 논의한 뒤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3.25%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지난해 6월 0.25%p 인상된 이후 9개월째 동결된 상태다.

전문가들은 금리동결을 점치는 가장 큰 이유로 2%대로 떨어진 소비자 물가상승률을 꼽았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6%를 기록하며 19개월 만에 2%대를 기록했다. 즉 경기가 완만하게 개선되는 흐름을 보임에 따라 한은도 경기 회복세를 지원하기 위해 현 통화정책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외 IB(투자은행)들도 오는 13일 열리는 금통위에서 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5일 IB들은 국내 물가가 2%대로 떨어졌지만 고유가, 경기침체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이와 같이 밝혔다. 아울러 하반기 이후에는 한은이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국내 원유 수입의 80%를 차지하는 두바이유는 지난해 12월 배럴당 100달러대에서 올해 1월 110달러, 2월 이후 120달러대를 지속하는 등 물가 불안 요인이 잠재돼 있다.

또한 소비자물가가 2%대로 떨어진 데 비해 연평균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9%를 기록하는 등 체감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어서 금리를 내리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스페인의 국채 발행 금리 상승으로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한 상황도 금리를 인하할 수 없는 점으로 꼽힌다. 

이와 함께 금통위의 인원 구성의 변화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금리 동결을 예상하는 이유다. 이달 금통위를 마지막으로 금통위원 3명이 임기를 마치게 된다. 이렇듯 금통위원들이 바뀌게 되면 1~2개월 정도는 정책기조를 바꾸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한은의 금리 방향을 주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올해 안에 금리가 한 차례도 인상되지 않을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하반기에도 경기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지 않으면 금리는 계속 동결될 것이라는 것이다.

이에 반해 또 한편에서는 금리정상화 정책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하는 차원에서 금리 인상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