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인네트워크, 한기총 해체 재차 촉구
“한교연, 또 하나의 한기총에 지나지 않아”

[천지일보=손선국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홍재철)가 최근 둘로 나눠진 가운데 한국교회에서 연합단체는 필요하지 않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지난달 29일 한기총을 정상화한다는 명분으로 현 집행부를 반대하는 한기총 소속 20개 교단이 ‘한국교회 연합회(한교연)’을 출범시켰다.

이에 대해 지난 3일 ‘한기총 해체를 위한 기독인네트워크’는 “한교연은 본질상 한기총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며 “한국교회 연합기구는 명예와 권력을 향한 ‘욕망의 바벨탑’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기독인네트워크는 “한기총 정상화를 외치며 출범한 한교연의 교단 중 한기총을 탈퇴한 곳은 없다. 새로 만든 정관도 한기총 옛 정관에 기초하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한기총 사태 발발의 계기가 된 금권선거 사태와 관련해 금품 살포자의 양심선언은 있었던 반면 금품 수수자의 고백과 참회는 없었다”고 꼬집었다. 근본을 해결하지 않고 정관이나 규칙만 고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어 이들은 “한교연은 또 하나의 한기총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아무리 훌륭한 시스템이 완비돼도 구성원들이 명예와 권력을 추구하는 욕심을 버리지 않는다면, (한기총의) 지난 수치는 언제든 재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분열된 한기총 소속교단은 20개지만 이 교단들에 속해있는 교회 수와 이들이 납부하는 한기총 분담금의 비율이 큰 것으로 알려져 향후 한기총은 운영에 막대한 차질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월 14일 한기총 정기총회(속회)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한교연에 속한 교회 수는 한기총보다 1.3배, 분담금은 1.2배 정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독인네트워크는 “한교연 창립으로 한기총이 그동안 근거 없이 자임했던 한국개신교 대표성은 완전 소멸됐다. 조직을 유지할 명분도, 인적·물적 자원도 없다”며 “한국교회와 사회 구성원들에게 외면 받는 한기총은 해체함이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한기총의 문제는 한국교회 전체의 문제임을 시사했다. 이들은 “한기총 사태의 근본문제는 한기총이라는 한 단체를 넘어 한국교회 전반에 만연한 소위 ‘한기총 현상’”이라고 지적하며 교회 지도자들의 영적 대각성과 실천적 회개를 촉구했다.

한기총 현상에 대해선 ▲하나님과 돈을 겸하여 섬기는 맘몬 숭배 ▲세속적 번영에 목 맨 천박한 축복론 ▲대형교회를 지향하는 성장주의 목회관 ▲희생과 섬김이 아닌 정복·권력주의로 세상에 군림하려는 선교 마인드 등을 그 원인으로 들었다.

기독인네트워크는 “앞으로 한기총 조직의 해체뿐 아니라 ‘한기총 현상’의 해체를 위한 회개와 갱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독인네트워크에는 교회개혁실천연대, 기독교윤리실천운동, 교회2.0목회자운동, 개혁교회네트워크, 공의정치포럼, 평화누리 등 16개 단체가 함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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