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의 여성·노인 폄하 발언으로 입방아에 오른 민주통합당 김용민 노원갑 후보가 6일 오후 서울 노원구 월계동의 한 경로당을 방문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선거 막판 최대 악재 될라… 민주 내부도 혼란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저질 막말 방송’으로 사퇴 압력을 받고 있는 민주통합당 김용민 서울 노원갑 후보가 사퇴를 거부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그를 안고 가기로 한 민주통합당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새누리당의 파상공세가 불을 내뿜고 있다. 이에 맞서 김 후보가 적극 반격을 시도하면서 확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새누리당 박근혜 중앙선대위원장은 8일 충남 천안 지원유세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이 무엇을 보고 자랄지, 우리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치겠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맹공을 퍼부었다.

이상일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김 후보가 (사퇴 거부로) 계속 버틸 경우 한명숙 대표는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혜훈 상황실장은 “민주통합당은 말로만 사과할 뿐 상습적 언어성폭력 패륜을 일삼는 후보를 아직 감싸고 있다”고 힐난했다.

전날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는 황창화 비서실장을 통해 “김 후보의 과거 발언은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분명 잘못된 것”이라고 사과했다. 그러나 “당이 김 후보에게 사퇴를 권고했으나, 김 후보는 유권자에게 심판받겠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같은 날 김 후보는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금식 기도를 하며 선거를 끝까지 완주하겠다”라며 사실상 사퇴를 거부한 데 이어 이튿날도 트위터를 통해 완주 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혔다. 오히려 그는 “우리의 투표가 이명박 정권의 지난 4년을 심판하고 앞으로 4년 동안 청춘선을 열 것이다. 투표가 이긴다”라며 정권심판론을 띄우는 등 역공을 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통합당 내부는 사퇴론과 옹호론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김 후보가 하루빨리 사퇴해 파문이 수도권의 다른 지역으로 퍼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과 김 후보가 사퇴하면 김 후보를 지지하는 젊은층이 대거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가 충돌하고 있는 것.

서울의 한 선거구에서 활동하고 있는 민주통합당 후보 측 관계자는 “열심히 표밭을 다져놨더니 김용민 막말 논란이 불거지면서 상황이 어렵게 됐다”며 당 지도부를 원망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지난 2004년 인터넷 방송에서 테러 대책을 이야기하면서 “유영철을 풀어 부시, 럼스펠트, 라이스는 아예 XX(성폭행)을 해가지고 죽이는 거예요”라고 말하는가 하면, 출산율저하 문제와 관련해서는 “지상파 텔레비전 SBS, MBC, KBS가 밤 12시에 무조건 X영화를 두세 시간씩 상영하자. 피임약을 최음제로 바꿔서 팔자”고 말하기도 했다.

또 노인들이 시청역에 오지 못하게 시청역의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를 없애자고 해 노인단체의 격분을 산 데 이어 최근엔 한국교회를 가리켜 “일종의 범죄집단이고 척결대상”이라고 말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기독교 단체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고 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