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풍 진원지 김해갑 지방축제장서 문재인과 유세대결

(김해=연합뉴스) 여야의 4ㆍ11총선 마지막 주말 대회전인 7일 새누리당 박근혜 중앙선대위원장과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경남 김해에서 격돌했다.

박 선대위원장은 "야당들이 거대 다수당이 되는 것은 위험하다"며 `거야(巨野)' 견제를 텃밭에 호소했고 문 후보는 "이번 총선은 MB정권과 새누리당을 심판하는 선거"라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의 `친노' 정서를 자극했다.

가야문화축제로 북적이는 김해에서 여야의 간판 대권주자들의 유세대결까지 벌어지면서 선거 열기는 정점으로 치달았다.

문 후보가 경남 곳곳을 누비며 `야풍몰이'를 주도하고, 박 위원장도 부단히 부산ㆍ경남을 방문하며 텃밭 표심을 단속하고 있지만 두 사람이 같은 선거구에서 마주친 것은 처음이다. 유세 시간도 오후 3시께로 거의 같아 이목이 집중됐다.

그러나 문 후보는 가야문화축제장에서 유세한 반면 박 위원장은 1km 떨어진 축제장 초입 `시민의 종' 광장에서 차량연설을 했기 때문에 직접 마주치지는 않았다.

박 위원장은 1천700명의 청중으로 에워싸인 유세차량에 올라 김해갑ㆍ을 후보인 김정권ㆍ김태호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박 위원장은 "국민이 어렵고 힘든데 정치가 손을 더 잡아주지 못할망정 짜증과 고통을 줘서는 안된다"며 "새누리당은 근본부터 쇄신하고 있으며 오직 민생만 위해 일하는 새로운 정당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폭로, 공방, 흑색선전에 묻혀 정책과 공약이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면서 "새누리당은 국회가 다시 시작되면 민생부터 챙기겠다고 약속했는데 야당들은 이번 국회가 시작되면 `불법사찰 청문회'부터 시작하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야권연대에 대해서도 "두 야당이 2대1로 새누리당을 공격하고 있다"며 "표를 위해서는 국익마저 저버리는 야당들이 국회에서 위험한 거대 다수당이 된다면 우리나라가 어떻게 되겠는가. 이념투쟁과 정치싸움으로 날밤을 지샌다면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는 누가, 언제 챙기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비정규직 문제, 사회양극화 등을 거론, "민생보다 이념을 우선으로 하고 걸핏하면 말을 바꾸고 약속을 어기는 정당이 이 문제를 해결하겠는가"라고 날을 세우면서 "미래를 선택하고 민생을 선택해달라"며 지지를 구했다.

한편 문재인 후보는 박 위원장이 연설을 마친 시각에 새누리당 유세 현장으로부터 1km 떨어진 축제장의 다른 입구에서 김해갑 민홍철, 김해을 김경수 후보를 지원하는 유세를 펼쳤다.

문 후보는 멀지 않은 곳에서 유세를 벌인 박 위원장을 의식한 듯 "박 위원장이 부산에 벌써 다섯 번 왔는데 사상만 네 번을 찾았다"며 "나를 맞수라 생각하며 벅차게 여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를 바꿔달라는 국민들의 기대를 무겁게 가슴에 새기고 정권교체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문 후보는 지지자 1천여명이 모인 이 자리에서 "이번 선거는 지난 4년간 국정을 파탄내고 국민을 고통에 몰아넣은 MB정권과 새누리당을 심판하는 선거"라며 "자신의 삶이 고통스러웠고 힘들었던 분들이 새누리당을 찍는 것은 유권자의 권리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권이 4년간 국민을 감시해 왔다. 이 대통령이 보고를 받았다거나 이에 관여했다면 당장 사과하고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며 '민간인 불법사찰'로 정부와 여당을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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