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기총은 지난달 29일 오전 11시 한기총회의실에서 ‘2012년 부활절 연합예배 준비를 위한 총회장·총무 연석회의’를 개최했다. (사진제공: 한기총)

두쪽 난 한기총, 교회수도 절반 이상 줄 듯
기자회견서 ‘연합’ 전통 깼다며 NCCK 비난

[천지일보=손선국 기자] 지난해엔 금권선거로 이미지가 실추되며 몸살을 앓고, 최근에는 회원 교단이 등을 지고 갈라서는 등 진통을 겪고 있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홍재철)가 오는 8일 부활절연합예배를 두고 또 한 번 잡음이 예고된다.

한기총은 반쪽짜리 부활절연합예배가 되는 데 대해 불쾌하다는 입장이다. 부활절연합예배는 지난 2006년부터 한기총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대표회장 이영훈)가 공동주최로 번갈아가면서 주관해오다 이번 예배부터 갈라서게 됐다.

한기총은 이에 대한 모든 책임이 NCCK 측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홍재철 대표회장은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1200만 교인과 69개 교단, 19개 단체가 연합해 (부활절연합예배를) 경건하게 드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홍 목사는 “한기총은 NCCK와 함께하길 간절히 원했으나, (NCCK가) 한기총 이탈자들과 하나 되어 연합예배의 아름다운 전통과 역사를 헌신짝처럼 내던졌다”면서 “한국교회의 연합과 일치의 틀을 깬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앞서 홍재철 대표회장은 지난달 8일 기자회견에서도 이 같은 내용을 언급한 바 있다. 그는 “한국교회 보수와 진보의 연합을 위해 드려오던 부활절연합예배가 몇 년 되지 않아 결별해 유감”이라면서 “할 수 없이 (한기총에 속한) 한국교회 90% 가까이를 차지하는 보수교회 전체가 모여 연합예배를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수백 곳에서 기념예배를 드리지만, 한국교회 부활절연합예배 준비위원회는 한기총 한 곳뿐”이라고 강조했다. 부활절연합예배의 대표기관은 한기총이라는 점을 부각시킨 것이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홍재철 현 대표회장 체제를 반대하는 한기총 소속 20개 교단이 ‘한국교회연합회(한교연)’를 창립하면서 사실상 한기총은 둘로 쪼개졌다. 한기총의 주장과는 달리 이들은 교회 수나 한기총 교단분담금에 있어 대부분 중추역할을 하는 교단들이다.

지난 2월 14일 한기총 정기총회(속회) 보고서에 따르면 한기총 소속교단은 총 69개다. 이중 한교연으로 분리된 교단은 20개이지만 속한 교회 수는 3만 1225개로 현 한기총 소속교단의 교회 수인 2만 4392개보다 약 1.3배가 많다. 게다가 한기총 살림을 좌지우지하는 교단분담금에 있어서도 약 3억 1800만 원으로 1.2배가 많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기총이 한국교회 전체를 대표하는 연합기관으로서 부활절연합예배를 주관한다는 주장이 얼마나 설득력이 있겠느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한편 NCCK 측에 따르면 연합예배는 시기상으로 1월부터 준비해야 하지만 한기총 내부사정으로 함께 준비할 수 없는 상황임을 인지해 2월에 회의를 열었다. 이 회의에서 NCCK는 ‘연합기구’라는 타이틀을 버리고 교단연합 차원에서 ‘교단장 중심’으로 준비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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