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4월 24일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한기총과 NCCK 공동주최로 한국교회 부활절연합예배를 드리고 있는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한기총 vs NCCK ‘옥신각신’… 6년 만에 갈라서

[천지일보=손선국 기자] 개신교계 보수진영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홍재철)와 진보진영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대표회장 이영훈)가 연합한다는 취지로 함께 드려오던 부활절연합예배를 두고 6년 만에 결국 의견다툼으로 갈라서게 됐다.

이에 대해 부활절연합예배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연합’이라고 볼 수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일고 있다.

NCCK는 이미 지난달 4일 회의를 거쳐 한기총과 함께 할 수 없음을 확인하고 교단중심으로 예배를 준비하기로 합의했지만 한기총은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

이후 한기총은 계속해서 NCCK와 공동으로 예배를 드린다고 주장하며 국민일보에 지난 10일 광고까지 냈지만 NCCK는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예배장소를 여의도순복음교회(당회장 이영훈)라고 명시한 것에 대해서도 한기총은 “이영훈 목사와 합의된 사항”이라고 주장한 반면, 교회 측은 “NCCK와 공동으로 드리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었다”고 반박하며 견해차가 이어졌다.

결국 지난 26일 교단연합 측이 부활절연합예배 주제 및 예배위원 등 제반사항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자, 그제야 한기총도 공동주최가 아님을 인정했다.

한기총은 같은 날 성명을 발표해 “한기총을 제외한 채 NCCK와 교단연합으로 진행하는 것은 연합정신을 해치는 불법적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이후 다음날인 27일 총무단회의를 갖고 부활절연합예배의 독자적 개최를 확정했다.

NCCK를 중심한 교단들은 오는 4월 8일 오전 5시 ‘부활, 거룩한 변화’를 주제로 정동제일교회에서 예배를 드릴 예정이다. 뒤늦게 새로 준비위원회를 구성한 한기총은 예배위원과 장소 등을 조만간 재선정할 계획이다.

한편 교단연합 측은 예장통합 박위근 총회장이, 한기총은 예장합동 이기창 총회장이 공동대회장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양 교단은 1912년 조선예수교장로회로 시작했다가 1959년 총회에서 WCC 가입문제 등으로 갈라진 역사가 있다.

부활절연합예배는 지난 2006년부터 양측이 번갈아가면서 주관해왔으며 올해는 한기총이 주관할 차례였다.

그러나 한기총은 지난해 금권선거 논란에 이어 그해 7월 7일 특별총회에서 합의한 정관개혁안의 핵심조항인 ‘대표회장 교단순번제’와 ‘1년 단임제’를 폐기하면서 반대파가 형성돼 분열양상을 거듭해왔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달 14일 대표회장을 선출하긴 했지만 내부분열은 더 심해졌고 부활절예배 준비를 더 이상 미룰 수 없기에 NCCK 측은 “이번에는 한기총과 공동으로 주최 할 수 없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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