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도 성산일출봉이 3차례 화산분출로 생성됐다는 이론이 지질학자들을 통해 제기,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사진제공: 세계7대자연경관추진위)

지질학자 새로운 이론 제기 “분출구가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동”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세계자연유산인 제주도 성산일출봉이 그동안 1차례의 화산분출로 생성됐다는 이론을 깨고 3차례에 걸쳐 생성됐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성산일출봉은 예부터 정상에서 바라보는 해 뜨는 광경이 아름다워 ‘영주십경(瀛州十景)’에서 제1경으로 꼽히는 전형적인 수성화산이다. 높이는 해발 182m이며, 사면 경사가 급하다. 정상에는 지름 600m, 바닥면의 높이가 해발 90m인 거대한 분화구가 있는데 사방을 둘러싼 암석으로 옛 성벽 같은 위엄을 과시한다.

지난 14일 제주도 세계자연유산관리단 전용문 지질학 박사에 따르면 국내외 지질학자들이 모여 공동으로 연구한 결과 성산일출봉이 3차례에 걸친 화산분출로 생성됐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전 박사를 비롯해 손영관 경상대학 교수와 네메스 오클랜드대학 교수, 화이트 오타고대학 교수 등 뉴질랜드의 지질전문가가 함께했다.

연구 결과 논문은 이달 발간된 미국 지질학회지 ‘Geological Society of America Bulletin’에 실렸다.

논문에는 성산일출봉이 3차례에 걸쳐 하부부터 중부, 상부까지 형성된 것을 설명하고 있다. 논문에 따르면 먼저 성산일출봉 동쪽에 있는 작은 바위섬인 ‘새끼청산’ 부근을 중심으로 화산이 처음 분출, 성산일출봉의 하부가 처음 형성됐다. 이어 서쪽에서 다시 화산이 분출돼 성산일출봉의 중간부가 만들어졌고, 2차 화산분출구 바로 서쪽에서 마지막으로 화산이 분출하면서 왕관 모양을 한 현재의 성산일출봉 상층부가 만들어졌다.

특히 화산분출 과정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진 새끼청산은 대부분이 파도에 침식돼 작은 바위섬이 됐다고 설명했다.

화산재 지층을 분석한 결과도 3차례에 걸쳐 성산일출봉이 형성된 것을 뒷받침한다. 분석 결과 성산일출봉 북동쪽 절벽면에 3개의 단위면이 있고, 단위 지층마다 각각 다른 방향으로 발달한 단층이 발견됐다. 또 화산재를 분석한 결과, 3차례에 걸쳐 알칼리 마그마가 각각 분출된 사실이 확인됐다.

이들은 또 “화산재 지층에서 시간적 정지 기간이 있었다는 것은 분출과정에서 마그마의 화학적 변화뿐만 아니라 분화구의 위치 이동이 일어났음을 반영한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에 대해 전 박사는 “연구 논문에서 마그마 분출구가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동하면서 화산이 어느 정도 시간을 두고 마그마가 분출해 지금의 성산일출봉이 생성됐음을 증명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이번 연구결과는 성산일출봉이 단 1회의 화산 분출로 생성됐다는 기존 연구를 뒤집는 것일 뿐만 아니라 한 번의 화산분출이 하나의 분화구를 형성한다는 기본적인 개념을 뛰어넘는 것으로 학술적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도 성산일출봉은 2000년에 천연기념물 제420호로 지정됐으며, 한라산과 함께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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