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익 정치평론가
19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여야의 공천상황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공천의 후유증은 과거의 공천결과에서도 빈번히 나타난 현상이다. 공천 탈락자들은 공천결과에 승복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극렬하게 반발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대통령병 환자라고 칭하는 것은 내가 아니면 안 된다고 하는 아집과 꼭 해야겠다는 집착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에 병적인 증세가 있다고 생각해서 국민들이 비하해서 표현하는 말이다. 우리나라의 역사에서 실제로 이런 분들이 있었다. 그중에는 목적을 달성한 사람이 있었고 아직 포기하지 않는 사람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본인은 대통령이 되겠다고 한 적은 없는데 언론이나 주변에서 대통령이 되기를 기대하고 바라는 사람도 있다. 이런 경우는 본인이 하겠다고 나서는 것보다는 소극적으로 보일 수는 있지만 오히려 바람직한 경우라고 본다. 국민들이 먼저 인정해 준 결과라고 보는 것이다.

대통령은 이미지만 좋다고 될 수는 없다. 정치경험도 풍부하고 국민들과 함께 희로애락을 경험한 사람만이 대통령이 될 수가 있다고 본다. 엄격한 도덕성도 요구되고 일반과 다른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대통령이 아무나 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라는 것은 국민들도 알고 있다.

국회의원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은 대통령의 자격에는 미달하더라도 얼마든지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자리라고 보인다. 국회의원의 일상이 나라 일을 걱정하고 국민을 위하는 일이라는 것은 누구나 안다. 국회의원의 자리는 지역주민을 대표하고 나라의 일을 처리하는 막중한 자리다. 그러므로 국회의원의 직책은 고귀한 책임감과 양심, 그리고 일반 국민보다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기도 한다.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서 몇 번을 도전하면서 재산을 탕진하고 곤궁하게 사는 사람들도 의외로 많다. 국회의원을 인생 최고의 목표로 생각하고 매진해 왔지만 공천에 탈락한 사람도 있고 몇 번씩 출마하여 낙선을 해서 삶이 편치 못한 사람들도 많이 보아왔다. 이런 사람들은 스스로 자격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지는 몰라도 국민들은 이기적인 사람으로 보는 것 같다.

요즘 현역 국회의원이 공천에 탈락한 후 공천이 잘못 되었다고 주장하면서 반발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는데 이것은 스스로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4년간 국정을 운영해 보았으면 좋은 경험 했다고 생각하고 물러날 수 있는 것이다. 또 비례대표 국회의원 4년을 했으면 선택받은 사람이었다고 감사하게 느끼고 공천에 탈락하더라도 불만을 가지면 안 되는 것이다.

공천이 밀실에서 권력자가 지정하던 시절에는 권력자의 의중이나 보스의 의중이 반영되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공천심사위가 외부인들로 채워지고 있는데 이들이 일방적이거나 편파적으로 가부를 정했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 공천탈락을 이유로 당을 비난하고 탈당을 한다든지 다른 당으로 옮긴다든지 하는 일은 정치 도의상이나 인간적인 도리에서 봐도 결코 잘하는 일이라고 볼 수 없다.

국민의 대표가 되는 것은 명예로운 일이다. 개인의 영광이고 가문의 영광이다. 초선은 재선을 하려고 하고 재선은 3선을 하려고 하고 3선은 4선을, 4선은 5선을 하려고 하는 것은 개개인의 정치적 희망이겠지만 그 결과는 국민들이 정해주는 것이다. 존경받고 능력있는 국회의원이었다면 지역구민들이 지지해 줄 것이고 그에 앞서 당에서도 기회를 당연히 주었을 것으로 본다.

스스로 내가 아니면 안 된다고 하는 자만심은 버려야 할 것 같다. 내가 아니라도 나의 지역구를 대표해서 일을 하는 사람이 생긴다.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은 하지 않기를 바란다. 국회의원병 환자가 된다면 본인이나 주변 사람들 모두 피곤한 일이 될 것이다.

공천 후유증은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본다. 각 당마다 나름대로 기준은 있지만 기준을 적용함에 있어서 공평무사했는가에 대해서 이의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반발하는 정도가 지나쳐서 탈당하고 출마를 강행하는 것은 이기주의적인 발상이 도가 넘은 것이다.

19대 국회의 공천을 받아 나서는 후보들은 국회의원이 되어 헌신하고 봉사할 자세를 먼저 갖추기를 바란다. 노블레스 오블리제를 실천할 각오를 가져야 한다. 20대 국회에서는 제발 공천 안 준다고 반발해서 지금의 공천탈락자의 이기적인 행위를 답습하는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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