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은 국가의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고 했다. 그만큼 교육 정책 및 제도의 수립에 있어서 근시안적인 안목이 아닌 거시적이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다루어져야 한다. 허나 작금의 우리나라 교육 현실은 당장 눈앞에 있는 목적과 이익을 위해 달려가는 것만 같아 씁쓸하다.

교육은 백견지대계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교육 정책이나 행정은 자고 일어나면 바뀌어 있는 형국이다. 대입을 앞둔 수험생들에게는 또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입시정책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실정이다. 중압감은 비단 학생들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수시로 바뀌는 입시 정책, 학업성취도평가를 학교성과급 지급과 교장·교감 직무평가와 철저하게 연계시킨 현행 교육 정책은 교사들의 정체성마저 위협하고 있다.

최근 한 초등학교에서 믿기 힘든 일이 발생했다. 교과 과정을 잘 따라가지 못하는 학습 부진아를 1년 내내 오후 5시까지 학교에 잡아뒀음에도 성적이 오를 기미가 보이지 않자 전학을 가라고 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여기에 더해 해당 학교는 7월에 있을 일제고사에 대비해 새 학기부터 6학년 학생들을 아침 일찍 등교시켜 0교시 수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폐단이 일어난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일제고사로 불리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가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학업성취도평가를 학교성과급 지급과 교장·교감 직무평가와 철저하게 연계시켰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라는 것이다.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시하고, 내면적인 것보다는 눈에 보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고방식이 결국에는 교육 현장에서 교육을 찾아볼 수 없게 만든 아이러니한 현상을 만들어낸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할 것이다. 성적이 부진한 학생을 더욱 격려하고 가르쳐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려 학교 이미지에 타격을 준다며 배척하려 한다면 그것이 과연 참다운 교육자의 모습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학교폭력의 근본 원인을 인성교육의 부재에서 찾는 지금, 학생의 인성을 키우기보다 학교의 이미지를 위해 교육자다움을 버린다면 교육의 미래는 누가 책임진단 말인가. 지금 한국 교육의 현실에 필요한 것은 학생을 학생답게 만들어줄 참다운 교육자가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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